제177장
신지수의 시야가 흐려졌다.
어제의 모든 일이 환상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일인 걸 잘 알았다. 이도하가 부상으로 의식을 잃었을 때 자기 손으로 그의 옷을 벗기기까지 했지만 이도하는 이 사실을 모를 것이다.
그가 모른다는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또 다른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이도하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본 신지수 역시 더 이상 묻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병동 정수기에 시선을 고정하며 목을 축였다.
너무 목이 마른다.
간호사에게 뜨거운 물을 한 잔 따라달라고 부탁할 걸 그랬다.
신지수가 직접 수액 병을 들고 가야 하나 망설이고 있을 때 이도하가 직접 크고 깨끗한 손으로 일회용 컵을 들고는 허리를 굽혀 물을 받았다.
잘한다!
신지수가 손을 들어 받으려던 찰나, 이도하가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물을 마시는 모습이 보였다.
“...”
신지수의 입꼬리가 씰룩거렸고 눈빛은 무의식적으로 짜증과 비난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이도하의 눈가에 미소가 눈에 띄지 않게 스쳤다.
그러고는 물 한 컵을 다시 가져와 신지수에게 건넸다.
앞에 놓인 손은 손가락이 길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손톱과 손등에 선명한 핏줄이 드러난 매우 아름다운 손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조금 섹시했다.
신지수는 속으로 감탄하며 물을 받아 단번에 들이켰다.
“한 잔 더 줘요, 고마워요.”
웬일로 이도하는 거절하지 않고 한 잔 더 받아주었다.
신지수는 조금 놀랐다.
그동안 이도하와 만났을 때를 떠올려보면 사이가 좋지 않았고 심지어는 서로를 시험하고 경계했는데 이번 일을 겪고 조금 달라진 걸까?
신지수는 고마운 표정을 지으며 물 두 잔을 다 마시고 나서야 안도감과 함께 다시 살아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수액 덕분에 더 이상 배고픔을 느끼지 못한 신지수가 물었다.
“어디 병원이에요?”
“가까운 작은 도시에 있어.”
그는 지역 이름도 몰랐다.
“네.”
신지수는 대충 알 것 같았다. 청원 마을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 이곳에 왔을 거다.
생각에 잠긴 신지수가 물었다.
“안부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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