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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장

육상철이 지금 입원한 병원은 육씨 가문의 개인병원이라 전체 한 층을 통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유난히 조용했다. 밖에는 보디가드가 지키고 있었고, 안에는 의사 선생님들이 24시간 대기하고 있었다. 육서진의 팔짱을 낀 채 품에 꽃다발을 들고,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면서 걸어오고 있는 신윤아는 조용한 병원에서 유난히 눈에 띄었다. 두 사람이 병실 입구에 도착했을 때, 인사하기도 전에 안에서 쟁반 하나가 날아왔다. 쨍그랑! 쟁반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정적이 흐르고 말았다. 육상철은 이 둘을 등진 채 화를 냈다. “꺼져!” 육서진은 입만 움찔할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신윤아는 깜짝 놀란 듯 가슴을 움켜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저 윤아인데 할아버지 뵈러 왔어요...” 육상철은 여전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 둘을 쫓아내려고 했다. “이제 다 봤으니 이만 가봐.” “할아버지, 다 저의 잘못이에요. 저만 아니었어도 오빠가 약혼식장에서 도망쳐 나오지 않았을 텐데... 저희... 정말 사랑하는 사이인데 만나게 해주시면 안 돼요?” 신윤아가 훌쩍거리자, 육상철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윤아야,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가!” 약혼식 날, 육서진은 처음으로 강경한 태도로 육상철을 실망하게 하면서까지 병원에서 신윤아를 지키겠다고 고집했다. 육상철의 명을 받고 육서진 잡으러 간 보디가드들은 차마 그에게 손대지도 못하고 저녁 내내 대치 상황을 벌였다. 신지수 역시 어디에 갔는지도 모르는 그날은 그야말로 개판이었다. 심지어 소문으로는 육상철이 이 나이 먹도록 노망이 나서 서로 사랑하는 육서진과 신윤아를 갈라놓았다고 했다. 육상철은 화가 난 나머지 피를 토하면서 며칠동안 혼수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생명의 위험은 벗어났지만, 몸이 허약한 상태였다. 육상철이 또다시 화내면 어떻게 될지 몰랐기 때문에 전체 육씨 가문에서 그의 심기를 건드릴 자가 없었다. 그런데 신윤아는 사과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으니 말이다. 이 말을 들은 육상철은 몸을 홱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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