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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장

임하나는 그 레스토랑이 꽤 비싼 곳인 것을 알고있었다. 평소에 마라탕 한 끼 먹는 것도 아끼는 언니가 왜 그곳을 선택했는지 의아했다. “근처에 맛있고 저렴한 작은 식당이 있어. 거기로 가자.” 임하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오늘은 네 형부가 쏘는 거야. 상여금을 받았거든. 걱정하지 마. 그럼 이따 봐.” “알겠어.” 임하나는 의아했지만 받아들였다. 진우석이 어떤 사람인지 임하나는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큰돈을 쓰는 걸 보니 분명 또 무슨 꿍꿍이가 있겠지.’ 임하나는 택시를 타고 레스토랑에 도착했지만, 임하은과 진우석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녀는 웨이터에게 기다리겠다고 말하고, 안내받아 예약된 테이블에 앉았다. 그러자 웨이터는 주스를 따라주며 필요하면 호출하라고 했다. 유리창 밖으로는 도시의 네온 불빛이 반짝였고, 임하나는 차들이 오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야에 검은색 차 한 대가 들어오더니 그 차는 레스토랑 앞에 멈췄다. 차 문이 열리자, 한 남녀가 내렸다. 여자는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정교한 화장을 한 채 남자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함께 레스토랑으로 들어왔다. 웨이터의 안내로 두 사람은 임하나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임하나는 피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남자와 여자의 시선이 거의 동시에 그녀에게로 향했다. “하나 씨?” 이지영은 놀란 얼굴로 육현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임하나 씨도 초대했어요? 왜 미리 말 안 했죠?” 임하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약간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육 대표님, 안녕하세요.” 그리고 이지영에게 설명했다. “육 대표님께서 저를 초대한 게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 이지영은 테이블 번호를 확인하고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착각했네요. 하나 씨, 여기서 누구랑 식사 약속이 있나요?” “네.” “남자친구인가요?” 임하나는 잠시 멍해졌다. 육현우도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 이지영의 질문에는 다른 의도가 있는 듯했다. “아니요. 언니와 형부예요.” “그렇군요.” 이지영의 눈에 실망이 스쳐 지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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