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장
“언니 아는 사람 아니야? 뭔가 언니랑 친한 사이 같아 보였는데.”
임하은이 고개를 저었다.
임하나가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임하은이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아는 사람이긴 한데... 친하지는 않아. 근데 여강석 씨도 RH 혈액형이야?”
“응. 근데 내 기억에는 언니 B형이었던 거 같은데? 왜 갑자기 RH 혈액형이 된 거야?”
임하은이 시선을 아래로 축 늘어트리며 말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임하은은 아픈 적이 별로 없어서 병원에도 잘 오지 않았다. 그리고 잔병으로 병원에 온다 해도 혈액형 검사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번에 아이를 잃으면서 큰 출혈이 없었다면 임하나도 임하은이 이렇게 희귀한 혈액형을 가지고 있다는 걸 몰랐을 것이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병실 문이 열리더니 진우석과 박금희가 들어왔다.
임하나가 순간 미간을 찌푸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를 막아섰다.
“여긴 왜 왔어요?”
“하은아, 깼어?”
진우석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엄마가 너 주겠다고 어제 아침 일찍 시장에 나가서 생닭을 사다가 저녁 내내 푹 고아서 가져왔는데 먹어봐.”
박금희가 활짝 웃으며 도시락을 들이밀었다.
임하나는 거절하지는 않았지만 받지도 않았다. 그저 덤덤한 표정으로 임하나를 바라봤다.
“언니, 이번에도 용서하려고?”
저번, 그리고 지지난번에 용서했을 때도 상황은 똑같았다.
진우석은 잘못할 때마다 임하은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며 온갖 불쌍한 척은 다 했고 그것으로 용서를 받아내려 했다.
임하은은 마음이 약할뿐더러 감정을 중요시하는 편이라 매번 그를 용서해 줬다.
하지만 이번에 임하은은 목숨을 잃을 뻔했다.
임하나는 임하은이 그 정도로 맹목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이렇게 아팠으니 현실을 자각하기엔 충분했기 때문이다.
병실에 잠깐 정적이 흘렀다. 그러다 임하은이 입을 열었다.
“우리 이혼하자.”
“아니.”
진우석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박금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하은아, 부부가 싸울 때도 있고 그런 거 아니겠니? 화났다고 해서 충동적으로 그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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