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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장

임하나는 고개를 저었다. “당연히 아니죠. 우리는 그냥 밥 먹으러 왔는데 두 사람이 여기 있을 줄은 몰랐어요.” 비록 보기에는 일부러 온 것처럼 보였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김아영의 잘못이 아니었다. 한승호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곧바로 웨이터를 불러 계산을 마치고 재킷과 윤슬기의 가방을 챙겼다. 그 모습을 보니 윤슬기가 화장실에서 나오면 바로 떠나려는 모양이었다. 임하나는 그 모습을 보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한 비서님이 굳이 아영 씨를 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만약 한 비서님 마음에 정말 아무것도 없다면 피할수록 오히려 더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 함승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화장실 쪽에서 갑자기 비명이 터져 나왔다. 임하나와 한승호는 동시에 그쪽을 쳐다보았고 한 여자 손님이 놀라서 뛰쳐나오는 모습을 발견했다. 한승호는 곧바로 달려가 그 여자 손님에게 물었다. “무슨 일 있나요?” 여자 고객은 화장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싸움이 났어요. 안에서 두 여자가 싸우고 있어요...” 그 여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승호는 이미 화장실 쪽으로 달려갔다. 임하나도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급히 따라갔다. 화장실의 문은 이미 한승호가 발로 차서 열려 있었고 임하나가 문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싸움이 끝난 상태였다. 한승호는 윤슬기를 몸 뒤로 숨기며 차가운 눈빛으로 세면대 쪽에 서 있는 김아영을 바라보았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슬기 씨한테 무슨 짓했어요?” 김아영의 치마는 물에 젖어 있었지만 다른 곳은 멀쩡했다. 하지만 그 반면에 윤슬기는... 임하나는 그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할 말을 잃었다. 윤슬기의 온몸은 흠뻑 젖어 있었고 머리도 헝클어진 채 옷깃의 단추도 다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목에는 선명하게 긁힌 자국이 있었다. 너무 분명한 상황을 보면 누구라도 김아영이 윤슬기를 괴롭혔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임하나는 김아영이 이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한승호의 질문을 들은 김아영은 차가운 비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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