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장
임하나는 ‘약혼녀’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그녀의 시선은 다시 한번 윤슬기라는 이름의 소녀에게 머물렀다.
윤슬기는 한승호보다 훨씬 어려 보였다.
새로 산 원피스를 입고 있었지만 머리는 두 갈래로 땋아 내린 모습이었다.
얼굴에는 화장을 하지 않았으며 웃을 때 얕은 보조개가 보였다.
당당한 김아영과 다르게 윤슬기는 주눅이 든 채 다른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한승호 옆에 서 있는 그녀는 너무나도 여리여리해 보호가 필요해 보였다.
“이런 사람 좋아했어요?”
김아영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자신이 왜 촌스러운 시골 소녀에게 졌는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한승호는 그녀를 바라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아영 씨. 제가 무슨 행동으로 오해를 샀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저번에 대표님 댁에서의 일이라면 이미 사과드렸습니다. 약혼자가 있으니 더 이상 저를 난처하게 하지 말아 주세요.”
김아영은 살짝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승호 씨, 내가 부담스러워요?”
“남의 삶에 폐를 끼쳤으니 부담스럽기보다 괴로운 게 더 많죠.”
한승호는 진지하게 말했다.
“...”
김아영은 말문이 막혔다.
김정우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한승호를 살짝 밀며 말했다.
“한승호, 말할 때 생각 좀 해. 아영이가 어떻게 널 괴롭혔다는 거야?”
“김 대표님, 죄송합니다.”
한승호는 고개를 숙였지만 허리를 여전히 곧게 펴고 있었다.
“기분 나쁘신 거 압니다. 하지만 모두 사실이에요.”
“뭐?”
김정우는 한숨을 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한승호는 육현우의 총괄비서기도 하고 김정우와도 여러 차례 일을 함께해 왔다.
다른 사람이라면 진작에 묶어서라도 김아영에게 보냈을 텐데 한승호는 원칙이 확고한 사람이라 억지로 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게다가 한승호는 지금 약혼자도 생겼으니 인도적 차원에서도 두 사람을 방해하면 안 되었다.
동생이 상처받는 것이 마음 아팠지만 김정우는 그녀를 다독이며 말했다.
“아영아, 저놈이 보는 눈이 없어서 그래. 화내지 마. 저런 타입 좋아하지? 오빠가 마음에 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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