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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장

... 육씨 가문. 임하은은 주방에서 한바탕 바삐 움직이며 향기롭고 맛도 좋은 요리를 몇 가지 완성하여 테이블로 날랐다. 이옥자는 몇 입 먹어 보더니 저도 모르게 눈썹이 올라갔다. “음! 맛있어! 지영이 너도 맛 좀 볼래?” “좋아요. 할머니께서 늘 하은 씨의 손맛이 그립다고 하셨는데 저도 너무 먹어보고 싶었어요.” 이지영은 그렇게 말하고 젓가락으로 몇 가지 요리를 집어 맛을 봤다. 사실 겉으로 보기에는 이지영 본인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김새의 요리들이었지만 이옥자가 항상 임하은의 요리 실력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탓에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어때? 맛있지?” 이옥자는 얼른 이지영이 칭찬하기를 기다리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지영은 별로 내키지 않은 듯 억지로 웃으면서 한 마디 뱉었다. “네, 맛있긴 하네요.” 이지영은 이런 요리보다 고급 양식이나 디저트를 더 선호했다. 임하은의 실력은 딱 봐도 가정주부들이 집에서 오랫동안 요리하면서 길러진 것이었다. 지금 이 사회에서 가장 지위 낮고 존재감 없는 게 가정주부들이었다. 요리 몇 가지를 하는 건 능력이라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이옥자가 좋아하니 할 수 없었다. 평소에 입맛이 까다롭던 이옥자는 오늘 저녁에 밥 두 공기와 국 두 그릇을 먹었다. 심지어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한 공기 더 먹으려 했다. 이때 이지영이 말렸다. “할머니, 오늘 저녁엔 이미 많이 드셨으니까 더 드시면 안 돼요.” 그러나 이옥자는 언짢은 듯 입을 삐죽 내밀었다. “조금만 더 먹을게. 조금만. 오늘 음식들이 다 너무 내 입맛에 맞아서 그래.” “안 돼요!” 이지영은 아예 이옥자가 쓰던 식기를 가져갔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잊으셨어요? 할머니는 지금 위장이 안 좋으셔서 저녁에 많이 드시면 소화가 잘 안 돼요. 그러다가 아플 수도 있다고요!” 기분이 좋았던 이옥자는 이지영의 찬물 끼얹는 말에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 그러자 이지영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임하은도 자신이 만든 요리 때문에 두 사람이 다투는 것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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