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장
“...”
소이현은 할 말을 잃었다.
임하나 배 속의 아이가 육현우 아이라면 육성재도 더는 임하나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가 육성재의 아이라면 육성재는 바로 소이현과 헤어지고 임하나 배 속의 아이를 아들로 받아들이겠지. 소이현은 육성재가 갑자기 변한 원인을 알 것 같았다.
소이현은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갑자기 헤어지자고 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어?”
소이현은 질투에 찬 눈빛으로 임하나의 배를 노려봤다.
“이게 성재 아이라고?”
“그래.”
임하나가 소이현의 등 뒤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소이현의 모든 신경은 임하나의 배로 가 있었다. 머릿속으로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 봤다. 예전이라면 일말의 희망이 있을 수도 있지만 임하나가 육성재의 아이를 밴 이상 그녀가 육성재와 이어질 가능성은 없을 것 같았다.
소이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아이 낳아서는 안 돼!”
“낳든 말든 네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야.”
육성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이현이 고개를 홱 돌렸다.
“성재야... 네가 웬일이야?”
육성재가 소이현을 힐끔 쳐다보더니 시선을 돌렸다. 마치 그녀와 눈을 마주하는 게 큰 고역이라고 되는 것처럼 말이다. 육성재는 임하나에게로 곧장 걸어가더니 가방을 건네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까 너무 급하게 가더라.”
임하나가 가방을 뒤져봤다. 그리고 이내 엽산이 담긴 약병이 전과 달라졌음을 발견했다.
임하나가 육성재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육성재가 느긋하게 설명했다.
“네가 먹고 있던 거 봤는데 좋은 브랜드가 아니더라고. 그래서 다른 브랜드로 바꿨어. 그러면 마음이 더 놓일 것 같아서.”
그 모습은 마치 아이의 아버지라도 되는 것 같았다.
임하나가 미간을 찌푸렸다.
“왜 내 가방을 함부로 뒤져?”
“뒤진 게 아니라 가방을 가져다주려고 들었는데 삐져나온 거야.”
육성재가 이렇게 말하며 카드 한 장을 건넸다.
“내 카드랑 묶여 있는 카드야. 비밀번호는 네 생일이야. 남겨두고 써.”
“됐어.”
임하나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거절했다. 원래도 남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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