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장
육현우는 그 은은한 향기를 맡으며 임하나를 떠올리자 몸에 반응이 살짝 왔다.
이지영도 이를 느끼고 기분이 좋아져 까치발을 한 채 육현우의 입술에 뽀뽀했다. 하지만 육현우가 이내 그를 밀어냈다.
“바디워시 한번 보여줘 봐요.”
“...”
이지영이 멍해서 서 있자 육현우가 외투를 던져두고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알아서 볼게요.”
이지영이 당황하더니 입을 열었다.
“대표님...”
하지만 육현우는 이미 방에서 나가 그녀가 지내는 방으로 갔다.
이지영이 따라갔을 때 육현우는 이미 손에 그 바디워시를 들고 있었다. 눈빛이 살짝 어두웠는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대표님...”
육현우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갑자기 왜 이걸로 바꿀 생각을 했어요?”
“...”
이지영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임하나 씨가 추천해 준 거예요. 좋다고 하길래 혹시나 해서 사봤죠.”
육현우가 임하나의 기숙사에서 밤을 보낸 적이 있다는 걸 이지영도 알고 있었다. 육현우가 그때 이 바디워시를 봤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지영은 애초부터 거짓말할 생각은 없었다. 그래도 그저 임하나의 이름 석 자만 꺼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말을 육현우의 눈동자에 의심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 바디워시를 바라보는 육현우는 어딘가 매우 불쾌해 보였다.
이지영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거 진짜 싸구려예요. 혹시 별로면 앞으로 안 쓸게요...”
육현우가 한참 침묵하더니 바디워시를 다시 내려놓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그러더니 바로 이지영의 방에서 나갔다.
또 한 번 실패하자 이지영은 화가 난 나머지 이를 아득바득 갈았다. 이지영은 바디워시를 들더니 생각이 많아졌다. 반응이 있는 걸 봐서는 이 바디워시가 효과가 있다는 건데 왜 다시 실패했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다.
하지만 답은 의외로 쉬웠다. 그녀는 임하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육현우가 임하나한테만 반응이 있는 거라면 뭘 하든 다 헛수고라는 말이다.
이지영은 너무 답답해 누구라도 잡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안은실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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