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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장

그 말을 들은 소윤정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강수아가 사람의 마음을 잘 파악한다는 걸 말이다. 방금 그녀는 간단한 말 한마디로 장서우를 자기편으로 만들었다. 그동안 소윤정은 최성훈이 잊지 못하는 첫사랑이라고 해도 그저 예쁘게 생기고 성격이 좋을 따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최성훈이 원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잊지 못했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불과 몇 분 사이에 그녀는 지금까지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자각했다. 강수아는 결코 그녀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고 무해한 사람이 아니었다. 소윤정은 강수아의 말대로 하지 않았고 여전히 장서우의 목을 조르며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이분은 사람을 시켜서 저를 화장실에 가둬 놓으라고 했어요. 뿐만 아니라 안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라고 했더라고요? 수아 씨의 지시를 받았다고 한 것도 들었어요.” “강수아 씨가 그렇게 자기 사람들을 잘 챙기는 분이라면 자기가 시킨 짓을 남에게 뒤집어씌우지는 않겠죠?” 그녀는 강수아와 쓸데없는 얘기를 이어 나갈 생각은 없었다. 그저 빨리 끝내고 자리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강수아는 손에 든 책을 내려놓더니 흰 원피스를 펄럭이며 그녀 앞으로 다가와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윤정 씨, 어찌 되었든 간에 먼저 서우 씨를 놓아주시죠. 무슨 일이 있으면 앉아서 천천히 얘기해요.” 이쯤 되니 소윤정은 그녀가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일이 이 지경으로 되었는데도 강수아는 자기와는 아무 연관 없다는 듯 고상한 척하면서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집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성훈보다 더 뻔뻔할 정도였다. ‘어쩐지... 이러니까 둘이 잘 어울리는 거지.’ 소윤정은 그런 그녀의 모습이 역겨웠다. “수아 씨,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세요.” “수아 씨 간병인이 저를 화장실에 가두고 저를 노리고 있는데 뭐라고 변명이라도 하시죠?” 그녀는 강수아에게서 최성훈과의 공통점을 보아냈다. 바로 자기가 가장 고상한 척, 남을 업신여기는 것이었다. 소윤정은 다툼을 빨리 끝내고 자리로 돌아가고 싶었다. “윤정 씨, 말을 함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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