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소윤정이 입술을 짓씹으며 급히 손을 빼냈다.
“선배, 그 얘기는 그만하고 다른 얘기 해요.”
이 순간에서야 소윤정은 송이준의 마음을 알아챘다.
‘나한테 관심 있는 거네.’
하지만 송이준이 따로 고백은 하지 않았기에 소윤정도 자신이 생각하는 게 정확한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하여 화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손바닥 안의 따듯한 감촉이 사라지자, 송이준의 얼굴에는 실망이 떠올랐지만 소윤정의 놀라는 모습을 보고는 충동적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이내 표정을 갈무리했다.
“윤정아, 어시스트가 한 명 부족한데 네가 전에 했던 전공도 이 전업이었으니 와서 나를 도와주는 게 어때? 걱정하지 마! 절대 푸대접은 하지 않을게.”
소윤정은 본과시절 의대 외과를 전공했었다.
원치 않는 임신이 아니었다면 공부를 중단할 일도 없었을 것이었다.
송이준이 러브콜을 보내자 그녀는 마치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온 기분이었다.
“선배, 저로 될까요?”
이미 5년 넘게 경력 단절된 상태여서 그녀는 자신감이 없었다.
송이준이 웃으며 그녀를 위로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있으니 분명 될 거야.”
소윤정이 눈웃음을 지었다.
최씨 별장을 나와 자신과 하준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소윤정이 본인에게 세워둔 두 가지 작은 목표였다.
이제 모두 이뤄졌다.
소윤정은 기쁨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손에 든 차를 들어 올리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마워요, 선배. 술 대신 차 한잔하시죠.”
송이준의 얼굴에 웃음기가 번지며 그녀와 잔을 부딪쳤다.
바로 그때, 소윤정은 반대편 테이블에 있는 두 남녀를 보았다.
여자는 아담하고 여렸는데 온유한 분위기에 카키색 롱 트렌치코트를 입은 채 웨이브진 갈색 머리를 조용히 뒤로 늘어뜨려 마치 쇼윈도의 인형처럼 매우 정교해 보였다.
최성훈은 그녀 옆에 서서 그녀의 트렌치코트를 받아 옆에 내려두었는데 표정은 더없이 부드러웠다.
소윤정이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최성훈이 어떤 사람인데...’
최성훈이 발 한 번만 굴러도 강성 시가 벌벌 떨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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