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장 송여월이 나와 손잡고 싶어 한다고?

염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전보다 표정이 진지해진 것 같았다. “왜 갑자기 그걸 물어?” 염지훈이 물었다. 염지훈의 반응에 나는 왠지 모를 답답함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꿋꿋이 말했다. “그냥 묻고 싶었어. 조재원 씨가 잘해주지 않는다고 송여월이 그러길래. 네가 무조건 송여월을 한평생 지켜주겠다고 하는지 궁금했어.” 염지훈은 머뭇거렸다. 그의 눈동자는 더 그윽해진 것 같았다. 한참 뒤, 그가 천천히 입을 열고 뜬금없는 대답을 건넸다. “송여월은 다른 사람과 달라.”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그 말을 듣자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을지 모르겠다. 염지훈이 내게 송여월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아주 기뻤다. 우리는 한참을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염지훈의 눈빛에는 후회가 스쳐 지나간 듯했다. 잠시 뒤, 염지훈은 내게 말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 거야?” 나는 웃음기 사라진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그냥 궁금해서.” 염지훈은 내 모습에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송여은, 내 와이프는 너야. 영원히 그럴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의 피곤한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 “일찍 자자. 나 좀 졸려.” 침대에 누운 나는 염지훈에게서 등 돌린 채 누웠다. 내 마음은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씁쓸했다. 한참 뒤, 염지훈은 내 옆에 누웠지만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우리는 그대로 잠들었다. 이튿날, 강성의 기온은 뚝 떨어졌다. 날씨가 우중충 한데다 비까지 조금씩 내리니 기분까지 가라앉았다. 내가 깨어났을 때, 염지훈은 이미 없었다. 나는 송한 그룹으로 갔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신지성을 마주쳤다. 신지성은 팔짱을 낀 채, 나를 훑어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젯밤에 염지훈 씨랑 붙어 있었어요?” 듣기 거북한 신지성의 말에 나는 그를 노려보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