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이제 기억났어. 저 중년 남자는 천우그룹 회장님이셔. 그리고 프러포즈한다고 했던 사람은 천우그룹 2세 정인이고. 예전에 우리 대표님 찾아와서 찝적거린 적 있잖아. 자신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가 임건우 씨한테 무릎을 꿇었는데 지금 어떤 심정일까….”
“임건우가 도대체 무슨 신분이기에 천우그룹 회장님까지 무릎 꿇게 만든 거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에 사람들은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다.
그러는 와중에 정양진은 이일수를 시켜 미리 준비해 온 수표를 공손하게 임건우에게 건넸다.
“건우 도련님, 이건 제 작은 성의입니다. 얼마 안 되니까 부디 받아주세요. 거절하면 저 여기서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반하나는 놀란 표정으로 임건우를 바라보았다.
한편, 주인공인 임건우는 말없이 그 수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때, 마동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임건우는 정양진을 힐끗 보고는 느긋하게 전화를 받았다.
“네, 어르신.”
옆에서 듣고 있던 정양진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애처롭게 임건우를 바라보았다.
마동재가 말했다.
“도련님, 천우그룹 정양진이 거기 도착했나요?”
임건우는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정양진을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
“천우그룹 정양진 회장님이요….”
그 말에 정양진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면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임건우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지금 제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계시네요! 그런데 말이죠….”
그는 정양진이 건넨 수표를 받아서 주머니에 챙기고는 능청스럽게 말했다.
“그분 아드님이랑 저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이니 오늘 일은 없던 일로 하시죠.”
그제야 정양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었다.
그리고 멍때리고 있던 정인도 정신을 차렸다.
임건우와 통화하고 있는 사람이 강주 지하 세계 보스 마동재라는 것을 뒤늦게 눈치챈 그는 머릿속이 뒤죽박죽되었다.
유가의 무능한 사위와 마동재가 돈독한 사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예상할 수 있었을까!
이성을 되찾으니 극심한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랬군요. 도련님이 괜찮으시다면야 저도 할 말 없죠.”
마동재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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