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원래 이런 유람선은 임시 승객을 받지 않지만 이번에 그들을 태우러 온 이유는 단 하나, 돈을 충분히 지급했기 때문이었다.
배에 오르자마자 권해솔은 바로 객실을 배정받았다.
이 유람선은 무려 12층 규모였고 내부 인테리어도 상당히 호화로웠다.
“이 배는 해성시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나서 다시 서남쪽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강재하와 권해솔은 갑판에 나란히 서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손세준은 괜히 함께 기분이 좋아졌다.
사장님만 행복하다면 자신도 덩달아 행복한 법이다.
“두 사람 앞으로 적당히 붙어 다니는 게 어떻겠습니까? 보기 안 좋은데.”
고민재는 결국 참지 못하고 한 마디 툭 내뱉었다.
이 일로 두 사람은 한바탕 싸움이 날 뻔하기도 했다.
그때 권해솔이 조심스럽게 니콜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니콜 씨, 프로젝트 관련해서 상의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혹시 제 친구도 같이 참여할 수 있을까요? 걔가 있으면 제가 훨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권해솔의 요청은 다소 무례하게 들릴 수도 있었지만 니콜은 형식에 얽매이는 성격이 아니었다.
“물론이죠. 좋은 리더는 자신의 사람들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해요. 프로젝트가 전적으로 당신에게 넘어간 후에 운영 방식은 당신에게 달렸어요.”
니콜은 이미 송승훈과도 여러 대화를 나눴기에 그 덕에 권해솔에 대한 신뢰도 깊어졌다.
뜻밖의 긍정적인 답변에 권해솔은 무척 기뻐했다.
“감사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조건 최선을 다할게요!”
좋은 소식을 들은 권해솔은 제일 먼저 고민재에게 알리기 위해 달려갔다.
이때는 해 질 무렵, 노을 진 해가 수평선 너머로 잠겨가는 시간이었다.
갑판의 계단을 신나게 뛰어 내려가던 권해솔은 복도 모퉁이를 돌아 막 달려가려던 순간, 한 사람의 실루엣이 불쑥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꺅!”
권해솔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넓은 연회장 안, 누군가 마치 누에고치처럼 감싼 시체를 거꾸로 매단 채 떨어뜨려 사람들 앞에 드러냈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