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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뭔 일 날 때마다 널 도와준 건 확실히 조금 이상하기는 해. 그런데 네가 한 얘기를 들어보면 어디까지나 합리적인 선에서 도와준 것뿐이잖아. 그 일로 너한테 대단히 큰 대가를 바란 것도 아니고. 너 그러는 거 솔직히 좀 오버야.” 정채영은 아주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그 말에 권해솔은 이럴 줄 알았다는 듯 소파에 털썩 엎드려서는 우는 소리를 냈다. “나 정말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요즘 자꾸 쓸데없는 일들이 많이 생기니까 강 대표랑 거리를 두면 그 쓸데없는 일이 조금은 적어지지 않을까 해서... 그래서 그랬던 거란 말이야.” 권해솔은 정말 그에게 상처를 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저 이제껏 줄곧 마음 둘 곳 없이 컸던 터라 사람에게 벽을 치고 차가운 모습을 보이는 게 너무 당연해져 버려서 강재하에게도 무심결에 그 버릇이 나온 것뿐이었다. “그러면 제대로 사과해.” 정채영은 해결 방안을 던져준 후 바로 집에서 나가버렸다. 권해솔은 소파에 누운 채 천장을 빤히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제대로 사과하라고? 이제 와서? 그건 완전 병 주고 약 주는 거잖아...” 그 시각, 강재하는 서재 의자에 앉아 말없이 거울을 닦고 있었다. 원래부터 냉랭한 얼굴이기는 했지만 오늘은 그 정도가 유독 더 심했고 또 우울함도 얼핏 감돌아 보였다. 강재하는 서로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것 같다던 권해솔의 말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리고 그 말을 떠올릴 때마다 퉁명스러웠던 권해솔의 얼굴도 같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호흡이 가빠오며 심장이 욱신거렸다. “권해솔 씨가 했던 말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권해솔 씨가 그런 말을 한 건 다 상황이 기분을 예민하게 만들어서 일 겁니다. 아니면 그저 단순히 기분이 안 좋았을 수도 있고요.” 강재하가 무거운 분위기를 내뿜으며 아무 말 없이 거울을 닦은 지도 벌써 30분째였기에 손세준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참, 권해솔 씨가 요즘 7년 전의 일을 알아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강재하는 그 말에 그제야 거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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