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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강서준의 몇 마디에 집안 갈등이 해결됐다. 그날 저녁. 김초현은 침대에 모로 누워 차가운 바닥에서 자고 있는 강서준을 보고 있다. 낮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불안했다. “서준, 바닥 차갑지?” “아니, 괜찮아.” 강서준은 화월산거도와 오늘 만났던 흑장미를 떠올리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김초현의 목소리가 들리자 본능적으로 대답했다. “그럼 바닥에서 자.” 김초현이 뾰로통해서 돌아누웠다. 침대 위에서 자라는 말 하고 싶었다. ‘강서준, 이 바보!’ “아…” 그제야 강서준이 눈치 채고 추워서 덜덜 떠는 시늉을 했다. “초현, 나 지금 엄청 추워.” 하지만 날아온 건 바닥에 까는 매트였다. 강서준이 딴 생각을 하는 바람에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조용한 밤이 지나고 해가 밝았다. 아침 일찍부터 명품차를 산다고 온 식구가 집을 나섰다. 그것도 김초현이 4억을 내줘서 아주 비싸고 화려한 차를 산단다. 강서준은 따라가지 않고 집에서 청소하기로 했다. 김초현 식구가 나간 뒤, 쓸던 빗자루를 던지고 집을 나섰다. 강서준이 도착한 곳은 일반 진료소, 이혁이 남황에서 돌아왔다. 남황은 국경지대라 주변에 18개 작은 나라가 있다. 그 나라들은 광석을 많이 생산하기에 부자들이 엄청 많았다. 이혁은 흑룡군에서 부용수 직책을 맡고 있어 돈을 만드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남황에 돌아와서 얼마되지 않아 흑룡이 현금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전하자 금광, 탄광, 광석, 비취 광산 사장들이 직접 돈을 보내왔다. 금액은 모두 백억에서 천억 사이였다. 이혁은 돈을 모으자마자 다시 강중으로 향했다. 강서준이 전기 스쿠터를 몰고 진료소에 도착할 무렵, 진료소에는 이혁 외에 쫙 달라붙는 검정색 가죽 바지를 입은 섹시한 미녀도 있었다. 그녀는 남황 도굴단의 핵심 인물인 흑장미다. 이혁이 강서준을 보고 인사했다. “서준 형.” “용수님…” 흑장미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강서준은 손을 휙휙 저었다. “강중에는 흑룡이 없어.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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