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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김천용은 후회됐다. 너무 우쭐대고 일을 크게 만든 것이 후회됐다. 폭죽까지 터트리는 바람에 윗사람의 불만을 사서 즉위식에 참석할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여겼다. 갑자기 빵빵하는 경적 소리가 들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강서준이 차를 몰고 오는 것이다. 마침 화풀이할 상대가 필요했는데 잘됐다. 김천용이 차 앞으로 걸어가더니 지팡이를 바닥에 내치며 화를 냈다. “못난 놈, 이 창피를 당하고도 모자라? 똥차를 밖으로 끌어내지 못해?” 빵빵! 강서준은 경적 소리만 냈다. 차 앞에서 욕을 퍼붓는 김천용을 보고 비키라는 의미였다. 이때 하연미가 차창을 내리고 밖으로 머리를 쏙 내밀었다. “아버님, 왜 그러고 계세요? 옷에 왜 흙이 묻었어요? 설마 넘어지셨어요? 강서준이 그러는데 운전해서 들어갈 수 있다네요. 아버님 나이도 있으신데 이 차 타고 들어가실래요?” 하연미의 말에 김천용은 화가 치밀어 올라 부들부들 떨기까지 했다. 김천용은 체면을 위해서라도 이 차에 타지 않거니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자극한 것이다. 이때 김위헌이 다가와 호통을 쳤다. “강서준, 너 이 녀석. 죽고 싶어 환장했어? 썩 꺼지지 못해? 여기가 어디라고 이 딴 똥차나 끌고 오냐고! 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우리까지 끌어들이지 말고!” 김해도 어느새 왔는지 운전석 옆에 서서 강서준의 뺨을 치려고 했다. 미리 눈치 챈 강서준이 재빠르게 차창을 올렸다. “서준, 그만 해. 할아버지가 이미 소요왕의 노여움을 샀어. 나중에 어떻게 수습하려고 그래?” 김초현은 두려웠다. 군부대 안에 소요왕과 높은 분들이 있을 텐테. 빵빵! 강서준이 또 경적 소리를 울렸다. 다 물러나라는 신호다. 하연미는 김천용이 차에 올라타지 않자 피식 웃었다. “잘한다 내 사위. 저 늙은이가 차에 타지 않을 줄 알았어. 운전하고 들어가도 돼. 경고하는 데, 이번에야말로 내 체면을 깍지 마. 아니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아직 군부대 밖에 줄 서 있는 사람들은 무슨 드라마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SA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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