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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김초현은 다급해서 당장 울 것 같았다. 반대로 강서준은 너무 태연했다. 강서준이 손지섭을 때려 눕힐 때 옷 행거도 같이 넘어졌다. 그 때문에 매니저가 달려왔다. 이 편집숍 매니저는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갸름한 얼굴, 검은 긴 머리, 타이트하면서도 깔끔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은 이쁘고 세련되었다. “손, 손 도련님.” 매니저는 손지섭을 보자마자 깍듯한 90도 인사를 했다. 휴식 의자에 앉아 강치 형이 사람을 데리고 오길 애타게 기다리던 손지섭이 눈앞에서 깍듯하게인사하는 매니저를 힐끔 쳐다보고 금세 눈빛이 달라졌다. 하지만 바로 앞에 앉은 김초현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이내 흥미가 사라졌다. “왜? 날 알아?” “네, 전에 연회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매니저 이다빈이 예의를 갖추며 대답했다. 손지섭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는 제스처를 했다. 초조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김초현을 보면서 매니저한테 묻는다. “더러워진 옷 값이 모두 얼마지? 저 자식한테 돈 받아내.” “손 도련님, 총 18벌 옷이 더러워졌으며 옷 한 벌이 200만 원대라 총 3950만 원입니다.” “들었어요?” 장민서가 의기양양해서 말을 이었다. “3950만 내놔요. 꼴을 보니 돈도 없어 보이는데. 아니면 우리 남편 앞에 무릎 꿇고 빌어요. 그럼 우리가 대신 내주죠.” “서준, 배상하고 얼른 가자.” 김초현이 강서준 귀에 대고 작게 말했다. “만만한 집안이 아니야. 손지섭이 사람을 불렀어. 이대로 있다간 빠져나가지 못해.” 머릿속에는 오로지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뿐이다. 생각보다 옷 배상 값이 꽤 나갔다. 하지만 강서준은 카드에 돈이 있다면서 하는 말이 옷을 샀다 생각하자, 어떤 옷은 맞지 않으면 수선해서 입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초현, 무서워하지 마. 사람 불렀다는 데 기다리자. 잊었어? 내가 군인 출신인 걸?” 강서준이 능글맞게 웃었다. “서준, 일 크게 만들지 마. 소요왕이 부임한 후 명을 내렸다고 들었어. 관련 부서에서 눈 벌겋게 뜨고 잡으러 다닌대. 공공장소에서 싸움하면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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