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짝.
뺨을 때리는 소리가 맑고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허천수의 얼굴에 번져 있던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네... 네가 감히 날 때려?"
허천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임현도를 쳐다봤다.
이 무능한 놈이 감히 나를 때려?'
"방금 그건 가벼운 거야. 네 엄마가 너한테 교양을 가르쳐주지 않았으니 내가 가르쳐줄게."
임현도는 차갑게 허천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예전에는 허유정의 가족이라 참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네가 날 가르쳐? 네까짓 게 뭔데 날 가르쳐!"
허천수는 분노에 차 문 옆에 있던 꽃병을 집어 들고 임현도의 머리 위로 내리쳤다.
어릴 때부터 허천수는 이런 굴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고, 누구에게도 뺨을 맞아본 적이 없었다!
허천수는 임현도를 죽이고 싶었다!
임현도는 눈빛이 차갑게 변하며 허천수의 팔을 잡아 비틀었다.
빠직!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허천수의 팔목이 부러졌다.
"악!"
극심한 통증에 허천수는 비명을 질렀고, 손에 들고 있던 꽃병이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아! 내 손! 아…"
허천수는 부러진 팔목을 감싸 쥔 채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고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네.... 네가 감히 내 아들을 때려? 죽고 싶어?"
허진숙은 허천수가 맞는 걸 보곤 눈이 빨개져 임현도에게 덤벼들려고 했다.
하지만 임현도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한 순간, 허진숙은 움찔하며 멈췄다.
그 순간, 허진숙은 서늘한 기운을 느꼈다!
임현도는 싸늘한 눈빛으로 2층 침실로 향했다.
허진숙은 감히 임현도를 막지 못했다.
2분 후.
임현도는 나무 상자를 들고 거실로 돌아왔다.
상자 안에는 머리핀과 연애편지가 들어있었다.
"아야… 아야…"
허천수는 바닥에 앉아 팔을 감싸고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허진숙은 임현도의 손안에 있는 상자를 보고 소리쳤다. "너 우리 딸 무슨 물건 훔친 거야!"
"말했죠, 내 물건 들고 가는 거라고."
임현도는 냉담하게 대답하며 허진숙의 팔목에 있는 팔찌를 빼앗았다. "그리고 이건, 우리 엄마 팔찌예요."
임현도는 말없이 집을 나섰다.
"그거 내 팔찌야!"
허진숙은 비명을 지르며 팔찌를 빼앗으려고 했다.
"뭐라고요?"
임현도는 돌아서서 허진숙을 노려봤다.
허진숙은 임현도의 눈빛에 겁을 먹고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얘 정말 내가 알고 있던 무능한 사위가 맞아?'
이혼 후, 임현도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임현도는 허진숙이 가만히 있는 것을 보고 차에 올라탔다.
"저건... 마이바흐?"
허진숙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제야 별장 앞에 검은 마이바흐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엄마, 저놈... 어떻게 마이바흐에 타고 있는 거야?"
허천수도 충격받은 얼굴로 말했다. 그 순간, 허천수는 부러진 팔목의 고통을 잊은 듯했다.
이게 다 무슨 일이지?'
"나도 모르겠어. 일단 병원부터 가자, 그리고 네 누나한테 전화하고. 어떻게 할 건지 그때 가서 다시 얘기해!"
…
30분 후.
영성 제1병원.
306호 병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허유정이 황급히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엄마, 천수 괜찮아요?"
허유정은 전화로 이미 모든 상황을 전해 들었다.
장문수도 허유정과 같이 왔다.
"딸, 드디어 왔구나. 네 동생 방금 임현도한테 맞아서 거의 죽을 뻔했어!"
허진숙은 허유정이 오자 울며불며 하소연했다.
"누나, 내 손!"
허천수도 허유정이 오자 순간 울음을 터뜨렸다.
허유정은 동생의 초췌한 얼굴과 깁스를 한 오른팔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천수야, 정말 임현도가 너 때렸어?"
"응 누나, 그 새끼가 내 손목 부러뜨린 것도 모자라서 엄마 팔찌도 빼앗았어!"
허천수가 울면서 하소연했다.
허진숙은 옆에서 덧붙였다. "딸, 그걸 네가 직접 봤어야 해. 그놈이 아무 말도 없이 집에 들어가서 자기 물건을 찾아가겠다고 하더니 내 팔찌까지 가져가겠다고 했어. 천수가 막으려고 하니까 뺨 때리더니, 이렇게 손목까지 부러뜨렸다니까. 우리 가문한테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했어!"
"딸, 천수 얼마나 가엽니! 올해 겨우 21살이야, 아직 결혼도 안 했다고. 내가 무릎 꿇고 빌지 않았더라면 너 천수 만나지도 못했어."
"임현도 그 새끼가! 감히!"
허유정은 듣자마자 온몸이 떨리며 분노했다.
천수는 내 동생인데!'
"엄마, 당장 임현도한테 전화해서 따져야겠어."
허유정은 분노로 가득 찼다.
허유정은 병실 밖으로 나가 임현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편.
임현도는 마이바흐를 타고 영성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별장 단지인 청운 마운틴으로 가고 있었다.
임현도는 발신자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도 전화를 받았다.
"임현도, 너 나한테 설명 좀 해봐."
전화를 받자마자 허유정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설명? 내가 뭘 설명해야 해?"
임현도는 이해하지 못했다.
"임현도, 네가 한 짓 인정 안 해?"
허유정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뭘 인정해야 하는데?"
임현도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내 동생 때렸어?"
"그렇게 빨리 말할 줄은 몰랐는데. 맞아, 내가 때렸어. 근데..."
"역시 네가 한 짓이었구나!"
허유정은 임현도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임현도, 네까짓 게 무슨 자격으로 내 동생을 때려?"
"자격? 이유는 물어보지도 않네?"
"이유를 물어봐야 해? 내 동생 때린 것 자체가 잘못이야!"
"하하, 그래. 어차피 그동안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내 잘못이었지."
"알고 있으면 됐어!"
"하하."
임현도는 차갑게 웃고는 더 이상 말을 섞기 싫어 전화를 끊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