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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장

만인이 주목하는 가운데, 소희연은 장씨 집안의 방향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희연 씨 왔어, 진짜 왔어!” 장문수는 격앙된 몸을 떨었다. 허유정도 이때 숨을 죽였다. 마침내 소희연의 발걸음이 경찰통제선 앞에 멈추었다. 그녀는 지금 빈 자리를 보고 눈빛을 반짝였다. ‘그 사람, 갔나...?’ “소...희연 씨 안녕하세요! 영성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때 장문수의 격앙된 목소리가 소희연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얼굴색이 새빨갛게 상기된 채 잔뜩 흥분해 있었다. 소희연은 눈길을 가볍게 돌려 장문수를 바라보았다. ‘윙!’ 소희연과 눈이 마주치자 장문수는 순간 영혼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추웠다! 그것은 진정한 추위였다! 도도한 것도 오만한 것도 아닌, 사람의 영혼을 가릴 수 있는 차가움이었다! 그 차가운 눈동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의 모든 더러움이 얼어붙고 부서지는 것 같아 감히 탐낼 엄두가 나지 않는다. “네.” 소희연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말투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고, 아무런 감정도 느낄 필요가 없었다. 마치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가장 큰 긍정인 것처럼 말이다. 장문수의 마음속은 폭발할 것 같았다. 희연 씨가 대답했다! “희연 씨 안녕하세요,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이름은 장문수이고 영성 장씨 가문 사람입니다. 앞으로 희연 씨가 영성에서 불편함이 생기면 절 찾아 주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문수는 진심으로 말하면서 당장 심장이라도 꺼내 소희연에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소희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의 개인 비서 서인영은 장문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칫! 우리 아가씨가 이 비좁은 곳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있을 것 같아요?”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한마디였다. “서 비서님, 그런 말이 아니라... 저는 단지 희연 씨가 우리 영성으로 오셨으니, 장씨 가문은 영성 명문가로서 당연히 주인으로서의 우의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장문성은 황송하여 급히 해명했다. “맞아요, 서 비서님, 제 남자친구는 그런 뜻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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