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장

방 안의 분위기는 어색했다. 임현도가 김수아의 방에 들어가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방안은 온통 핑크색으로 물들었고 침대 위에는 커다란 인형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오늘은 이 방에서 밤을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임현도는 머리가 아파 났다. “임현도 씨, 일단... 앉으세요.” 김수아는 얼굴이 빨개졌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김수아도 그와 마찬가지로 혼란스러웠다. 처음으로 남자를 방에 데려왔고, 또 오늘 밤 두 사람은 한 침대에서 자게 된다... “네...” 임현도는 어색해서 말했다. 그리고 방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똑똑!” 이때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현도, 수아, 잠시 들어와도 될까?” 이연이었다. “엄마, 무슨 일이세요?” 김수아는 놀란 가슴을 달래며 물었다. “다름이 아니라 엄마가 현도에게 깨끗한 가운을 가져왔어. 샤워를 마친 후 갈아입어.” 이연이가 말했다. “네, 엄마. 들어오세요.” 그제야 이연은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어색해하는 두 사람을 보며 이연은 눈치를 채고는 가운을 침대 위에 놓으며 말했다. “현도, 어색해하지 말고 내 집이라고 편하게 생각해요.” “수아야, 현도가 처음으로 집에 왔으니 어색하지 않게 이야기도 하면서 있어.” “엄마는 방해하지 않을 테니 일찍 쉬어.” 말을 마치고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알았어요, 엄마, 빨기 가서 쉬세요.” 김수아는 엄마를 밖으로 밀어낸 후 문을 잠갔다. “휴!” 방문을 등지고 김수아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예쁜 얼굴이 갑자기 달아올랐다. ‘엄마도 참, 딸을 시집보내지 못해 안달이야...” ‘임현도가 조문양을 쫓아버리기 위해 임시로 찾은 남자친구임을 알게 되면... 엄마는 화가 나서 죽을 것이야...’ 하지만 앞으로 이럴 때마다 항상 임현도를 찾아서 도움을 청할 수는 없었다. “어휴.” 이렇게 생각한 김수아는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수아 씨, 왜 갑자기 한숨을 쉬세요?” 김수아가 한숨짓는 모습을 보고 임현도는 관심을 두고 물었다.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