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장

소희연이 천천히 눈을 떴다. 그녀는 목에 날카로운 칼날이 대어져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어 그녀는 조금 전 주차장에서 있었던 일을 빠르게 기억해냈다. 그녀는 지금 납치된 상태다. 그녀의 호흡은 여전히 고르고 평온했고 얼굴은 차갑고도 의연했다. 8년 전과는 달리 조금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 듯했다. "너 깼어?" 잭이 눈앞 깨어난 소희연을 쳐다보며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침 잘됐네. 너도 이 남자가 너희 두 사람 중 누구의 목숨을 선택하는지 지켜봐." 소희연은 화들짝 놀랐다. 교실 문 쪽을 바라보니, 역시나 그곳에 임현도가 서 있었다. 그의 발아래에는 날카로운 단검이 있었다. "임현도. 난 신경 쓸 필요 없어. 이놈만 죽이면 돼." 소희연이 차갑고도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죽는다고 해도 이놈이 날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거 알잖아." "하지만, 저놈이 죽지 않으면 넌 반드시 죽어." 잭이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다시 임현도를 바라보며 음산하게 말했다. "이제 네가 선택할 때가 왔어. 네 발아래 그 단검으로 네 가슴을 찌를 거야, 아니면 내가 이 칼로 이 여자의 목을 벨까?" "너도 들었잖아. 저 여자는 나한테 신경 쓰지 말라고 했어." 임현도는 여전히 서늘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잭을 쳐다보며 말했다. "또한 방금 말했듯, 그 여자의 생사는 나와 상관없어." 그는 계속하여 잭에게 다가갔다. "그래?" 그 말을 들은 잭이 입꼬리에 기이한 곡선을 그리며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소희연의 목을 겨눈 칼에 갑자기 힘을 주었다. 날카로운 칼날이 소희연의 부드러운 피부에 상처를 남겼다. 소희연은 천천히 두 눈을 감고 죽음을 받아들였다. "멈춰!" 그 순간, 임현도는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소희연이 다시 눈을 떴다. 그녀가 떨리는 눈빛으로 임현도를 바라보며 말했다. "임현도, 내가 말했잖아. 네가 이놈이 말한 대로 해도 절대 날 놓아주지 않을 거야!" "입 다물어!" 임현도가 이를 꽉 깨물며 잭을 쳐다보았다. "네 말 대로 하면, 여자 놓아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