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장

조민희는 순간 움찔했다. 상대가 무엇을 말하는지 모를 리가 없었다. 이건 최음제였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차가운 눈빛으로 남자를 쳐다봤다. "내가 이걸 먹으면 서인영 씨를 풀어줄 거야?" "그건 조 전교의 태도에 따라 다르지." 남자는 악마 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알약을 조민희에게 던졌다. 약을 받은 조민희는 잠깐 망설이다가 한입에 꿀꺽 삼켰다. 서인영은 가슴이 먹먹했다. 조 전교가 그녀를 위해 이런 희생까지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하하, 좋아!" 그 모습에 남자는 크게 웃었고 조민희의 몸매를 쳐다보는 눈빛마저 더욱 음흉해졌다. 이 여자는 이미 내 손에 들어왔어.' "인제 인영 씨를 풀어줘." 조민희는 다시 남자를 보며 말했다. "조 전교, 난 이 여자를 풀어주겠다고 한 적이 없어." 남자는 조롱 섞인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핥았다. "이 나쁜 X끼!" 조민희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지금 당장 죽여버릴 거야." "움직이지 마. 안 그러면 얘가 죽어!" 남자의 눈빛이 싸늘해지더니 날카로운 수술칼로 서인영의 목을 찔렀다. 그 순간 시뻘건 피가 한 방울 흘러내렸다. "으악!" 겁에 질린 서인영이 소리를 질렀고 낯빛은 백지장처럼 새하얘졌다. "멈춰!" 조민희가 호통치며 말렸다. 정말로 미친놈이야.' "조 전교, 이젠 내 말 믿겠어?" 남자는 움직임을 멈추고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믿을게." 이를 꽉 깨문 조민희의 두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대체 원하는 게 뭐야?" "뭐냐고? 방금 말했잖아, 내 죽은 부하들을 위해 복수하겠다고. 조 전교의 몸을 제대로 맛봐야겠어." 남자는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조민희를 보며 입술을 핥았다. "이 여자밖에 모르는 쓰레기야. 널 믿고 따라다니는 부하들이 참 안 됐어!" 조민희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면서 남자의 화를 돋우었다. 상대가 빈틈을 보일 때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래, 난 쓰레기야." 하지만 남자는 화내기는커녕 입가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조 전교, 이따가 나 같은 쓰레기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