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주다인의 진지한 표정을 본 강재혁은 반박할 수 없었다. 방금 일은 그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주다인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흥미로운 탐구심이 생겼다. ‘약에 취했을 때 주다인은 정말로 나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나? 침을 놓을 때도 조금의 동요도 없더니.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매력이 없었지?’ 하지만 주다인이 그럴수록 그의 흥미는 더욱 자극되었다. 강재혁은 입가에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송청아는 대담하게도 자신에게 약을 탔다. 증거가 없더라도 그는 송청아를 의심할 수 있었다. 주다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강 대표님, 송씨 가문 연회에서 약을 먹었다면 연회장 안의 사람이 한 일일 거예요. 잔의 잔여물을 검사해 보면 약물 성분을 분석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근원을 추적할 수 있죠.” 그녀는 화장실에서 토하려 했을 때도 어지러웠던 기억이 났다. 강재혁도 당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강재혁은 주다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를 걱정해 주는 거예요?” “네?” 주다인은 강재혁을 올려다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강재혁은 그녀의 맑은 눈을 보며 장난칠 마음이 생겼다. 그는 갑자기 손을 뻗어 주다인의 손목을 잡아 자신에게 끌어당겼다. 그 순간, 주다인의 숨이 멈추었고 그녀의 눈은 강재혁을 바라보았다. 강재혁의 웃음 가득한 눈을 보자 그녀는 경계심을 품었다. ‘약효가 아직 남은 건가?’ 주다인은 주저 없이 약상자를 열어 침을 들고 강재혁의 이마를 겨냥했다. 강재혁은 침이 혈액에 맞게 놓여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큰일이 날 수 있었다. 그는 바로 웃음을 멈추고 주다인을 품에 안으며 다른 손으로 그녀의 손을 막았다. “주다인 씨, 당신 약혼자에게 이렇게 무정할 수 있어요? 침을 들이대다니요.” 주다인은 눈을 동그랗게 떴고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의 숨도 가빠졌다. “강 대표님, 농담은 그만하시죠. 저 진지해요.” 강재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