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주다인은 연회장으로 돌아왔다. 당장 송청아와 싸우진 않겠지만 계속 이런 짓을 한다면 용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다인?”
목소리를 듣자마자 주다인은 불쾌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앞에는 심진우가 놀란 눈빛으로 서 있었다.
핸드메이드 수트를 입은 심진우는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주다인을 향해 걸어오더니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시선이 가슴팍에 머무르자 주다인은 성추행당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손으로 가렸다.
“심진우, 여긴 무슨 일이야?”
그녀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심진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비아냥댔다.
“주다인, 병원 그만두고서 완전히 가면 벗었네? 천사 코스프레 그만두고 이젠 상류층 코스프레야? 왜? 강재혁한테 버림받고 여기서 새로운 사람을 노리는 거야?”
오늘 그는 송씨 가문의 연회에 초대받았다. 운해시의 신흥 재력가들이 모두 모인 자리였다.
주다인이 다른 남자에게 접근하는 상상만 해도 화가 치밀었다.
그는 주다인을 노려보며 조롱하듯 말했다.
“주다인, 돈 많은 사람들도 바보는 아니야. 네가 스스로 덤벼든다고 돈 줄 거 같아? 우리 삼 년 동안 사귀었으니 잘 알잖아. 내가 널 키워줄 수 있는 조건도 충분히 되는데 그 삼 년 동안 한 번도 날 못 건드렸으니 좀 아쉽겠네.”
주다인은 마치 더러운 것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역겨움이 눈에 선했다.
“심진우, 너 진짜 네가 매력 있다고 생각해? 난 너에게 전혀 관심 없어. 몸매도, 얼굴도. 제발 내 앞에서 꼴값 떨지 마.”
헤어진 후 주다인의 말투는 더 날카로워졌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심진우의 혈압을 올렸다.
심진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갑자기 주다인의 팔을 잡더니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자신의 옷에 와인을 쏟아부었다.
주다인이 반응할 새도 없이 심진우가 큰 소리로 외쳤다.
“주다인! 내 수트에 와인을 흘리다니, 이런 유치한 유혹 방식은 이미 몇 년 전에 질렸어. 넌 이게 재미있어?”
연회장이 한창 북적이던 때였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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