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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경찰이 도착했다. 여자를 본 경찰의 표정은 단번에 어두워졌다. “또 당신이에요?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려고 합니까? 병원에서 이미 보상금도 줬고 당신 어머니도 합의서에 서명했잖아요. 당신은 하루가 멀다 하고 사회 질서를 몇 번이나 어지럽혀야 속이 풀리겠어요?” 경찰은 말끝을 매섭게 맺고는 이번엔 주다인을 돌아보았다. 온몸에 페인트가 튀어 있는 걸 확인하곤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여성분, 걱정 마세요. 가해자는 반드시 법에 따라 처벌하겠습니다.” 그때, 이윤희도 발걸음을 옮겨 다가왔다. 방금 전, 주다인이 했던 말을 모두 듣고 있었기에 딸의 선한 마음은 이해했지만 그 선의가 오히려 주다인을 해치는 일이 된다면 결코 좌시할 수 없었다. 그 여자는 오늘 주다인에게 페인트를 끼얹었다. 그렇다면 내일은 흉기를 들지도 모른다. 정신 상태가 온전하지 않은 사람이 사회에 돌아다닌다는 건 언제든 또 다른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윤희는 딸의 마음이 약해질까 봐 염려스러웠다. “다인아, 네가 이 사람을 용서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은 알지만 오늘 너에게 페인트를 끼얹었으면 내일엔 칼을 들 수도 있어.” 주다인은 그런 엄마의 뜻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조용히 안심시키듯 눈빛을 보냈다. “엄마, 걱정 마세요. 저, 놓아줄 생각 없어요.” 그 말에 이윤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놀람이 섞인 눈으로 딸을 바라보자 주다인이 설명을 덧붙였다. “이 사람이 왜 분노했는지 이제는 이해해요. 아버지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터넷에서 떠도는 루머 하나에 저를 향해 폭력을 휘두른 게 정당화될 수는 없죠.” “잘못한 일은 마땅히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해요.” 주다인의 단단한 눈빛에 이윤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성숙한 생각에 딸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엔 더할 수 없이 깊은 감탄과 자부심이 깃들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우리 딸, 어쩜 이렇게 멋지게 자랐을까. 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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