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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6장

천일그룹, 회장 사무실. 슬기가 자리를 비워 회장 사무실이 텅 비어 있었다. 게다가 깨끗했던 책상 위에는 지금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하현은 이 장면을 보면서 참지 못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전에 그는 자신이 주인이다 보니 슬기가 자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들을 떠맡았었는지를 잘 몰랐었다. 슬기의 자리를 바라보며 하현은 중얼거리며 말했다. “걱정 마. 이 세상에서 아무도 어떤 식으로든 널 강요할 수 없어.” “항성 이씨 가문은 그럴 수 없어!” “연경 이씨 가문 역시 안돼.” 30분 정도 지났을 때 회장 사무실에 노크 소리가 나더니 우윤식이 공손한 얼굴로 들어왔다. “잘 알아봤어?” 하현이 말했다. 우윤식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세자, 잘 조사해 봤습니다. 근데 사람을 보내서 조사를 했기 때문에 우리가 했다고 아마 눈치챘을 것 같습니다.” “상관 없어. 자료 줘봐.”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우윤식에게 일을 맡겼을 때 그는 자신이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곧 우윤식의 자료가 하현의 손에 들어왔고, 대하의 최고 기밀 자료들을 보면서 하현의 표정이 굳어졌다. 대하 10대 최고 가문 중 연경 이씨 집안은 10위였다. 하현은 한 때 대하의 10대 최고 가문들은 부와 영향력, 권력으로 정해지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자료들을 보고 하현은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하의 사령관을 제외하고 9명의 대 장로들이 있는데, 이 9명의 대 장로들은 각각 하나의 분야를 관장했다. 예를 들어 병부 대 장로는 대하 총 병부와 9대 병부를 관장했다. 병부의 진정한 일언천금이었다. 병부 대 장로의 가문은 10대 최고 가문 중 2위였다. 대하 사령관이 있는 가문은 10대 최고 가문의 머리였다. 이씨 가문이 10대 최고 가문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9명의 대 장로 중 최하위에 있던 한 분이 연경 이씨 집안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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