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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9장

은아는 어림짐작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때 차마 입을 열지 않았다.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도 뭘 시킨 건 아닌데, 이 사람들이 알아서 절하고 사과 한 거예요.” 이 말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어제 소장경과 홍인조가 자진해서 사과를 하러 오겠다고 강력하게 말했던 것이다. 하현이 그들에게 오라고 했다면 그들은 벌써 감동을 받고 집에 돌아가 잔치를 벌렸을 것이다. 이때 설은아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현, 하 세자를 만날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고맙다고 해야 돼. 그렇지 않으면 어제 너는 돌아오지 못했을 수도 있어.” “그리고 앞으로 일을 할 때는 반드시 결과를 생각해야 돼. 절대 함부로 해서는 안돼.” “이번에는 네가 운이 좋아서 하 세자가 기꺼이 손을 써줬지만, 다음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거야.” 은아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하현은 어이가 없었다. 재석은 찬 기운을 내 뿜었다. “은아야, 네 말은 이번에 이 큰 문제를 해결한 게 하 세자가 손을 대서 그랬다는 거야?” 희정은 이전과 다름없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이 폐물이 쓸모없는 놈인 줄 알았어!” “하 세자가 강남의 1인자인데 그가 나섰으니 홍인조와 소씨 집안 사람들이 와서 사과할 만도 하지!” “하현, 너 정말 뻔뻔하다. 방금 네가 해결한 것처럼 굴었잖아!” “만약 은아가 털어놓지 않았으면 우리는 아마 너한테 속았을지도 몰라.” 은아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빠, 엄마. 그만 해. 나는 하현을 탓할 생각이 아니었어.” “나는 하현이 나중에 미리 생각을 좀 하길 바랬던 거뿐이야!” 희정은 불쾌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참지 못하고 은아를 끌어당겨 구석진 곳에 가서 신비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은아야, 너 엄마한테 솔직히 말해봐. 너 하 세자와 무슨 일 있었던 거 아니야?” “괜찮으니까 엄마한테 말해 봐. 엄마는 네가 바람을 폈다 해도 네 편이야.” 은아는 지금 어이없다는 듯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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