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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3장

겨울이 열심을 다해 입을 열 때마다 하현을 야유하는 모습을 보고 은아는 화가 났다. 이때 은아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겨울아, 네가 계속 이렇게 말을 하니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 말을 하면서 은아는 가게 맨 안쪽에 있는 카운터를 향해 곧장 걸어갔다. 은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지금 겨울은 두피가 저릴 뿐이었다. 그곳에는 모두 한정판 물건들만 있었는데 기본 최저가가 몇 천 만원이었고 비싼 건 몇 억짜리 물건들도 있었다. 이런 물건들은 평소에 그녀는 감히 한 번 쳐다보지도 못했었다. 은아 언니가 기다렸다는 듯 바로 건너가네? 이 뭣도 모르는 여자가 의외로 이렇게 욕심을 부리다니! 지금 겨울은 이를 악물고 건너갔다. 은아가 점원에게 가장 비싼 가방을 내려달라고 손짓하는 것을 보고 겨울은 기절할 뻔했다. “언니,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이건 글로벌 500개 한 정으로 거의 3억 7천만 원 짜리야!” 이 가격을 말할 때 겨울은 자신의 온몸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너 나한테 선물해준다고 하지 않았어? 그래서 당연히 가장 비싼 걸로 골랐지. 원호가 일년에 몇 억은 버는데 어떻게 이렇게 작은 액수도 감당 못해?” 은아가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 지금 겨울은 화가 나서 피를 토할 뻔했다. 그녀는 하현을 자극하러 온 것이지 자신을 자극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 방금 억지로 은아에게 선물을 하겠다고 한 건 하현을 낮게 평가해서 그가 자신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 계속 이 일을 언급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은아가 이렇게 악랄하게 손을 쓸 줄이야!?” “언니,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내가 선물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렇게 비싼 걸 해주겠다고 하진 않았어. 그렇게 김칫국 마시지 마!” 겨울은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잘못 들었나? 네 말은 이게 비싸다는 거야? 그래서 못 사주겠다고? 그럼 됐어.” 은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원래 그녀는 이런 일을 따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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