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장
하현은 그들을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뒤돌아서 은아를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전화 걸고 스피커 모드로 바꿔. 날 믿어!”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벨 소리에 시끌벅적했던 설 씨들은 이내 서로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보았다. 이후, 그들은 곧 조용해졌다.
항상 민혁이를 아끼던 설 씨 어르신도 그 순간만큼은 놀랍게도 망설였다. 투자금 600억이 그만큼 무척 중요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에게 그 투자금이 없다면, 설씨 집안은 망할 수도 있다.
“안녕하십니까? 하엔 그룹 대표님의 비서 이슬기입니다. 혹시 누구신지…” 잠시 후, 그들은 상냥하지만 차가운 목소리를 들었다.
은아의 아름다운 얼굴은 걱정과 어색함으로 가득 찼다. 이어 은아는 말했다. “이 비서님, 안녕하세요. 저는 SL 그룹 설은아입니다. 저희 어제 만났는데…”
“아! 설은아 씨군요!” 슬기의 말은 더더욱 차갑게 들렸다. “사실 저희 대표님께서 설 씨들을 불청객 리스트에 올렸습니다. 심지어 대표님께서는 설은아 씨가 완전히 파산하길 원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저에게 전화하지 말아 주세요. 매우 불편하네요…”
그 이야기를 듣자, 설 씨들은 모두, 특히 설 씨 어르신이 차가운 숨을 들이쉬었다. 어르신의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졌다. 그 순간, 그는 감히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바로 하엔 그룹은 강남의 제일 큰 집안인 하씨 집안의 소유였기 때문이다. 그런 집안은 당연히 설씨 집안같이 권위가 덜 한 집안을 손쉽게 파산하게 만들 수 있었다.
“이 비서님, 염치없는 거 압니다. 근데 제발 먼저 끊지는 말아주세요.” 이 순간, 은아는 아주 긴장했다. 한 번 밖에 만나지 않은 이 비서님은 매우 무서웠다!
“하나만 물어볼게요. 우리는 어제 분명히 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당신 회사는 왜 이렇게 가차 없는 거예요? 우리와의 협력을 취소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파산하게 하려고…” 은아가 파산 얘기를 꺼내자, 설씨 집안 사람들 모두 얼굴이 창백해졌다.
만약 설 씨들이 파산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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