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장
설재석은 안색이 변했고, 가장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지금 누구한테 시켜서 선물을 좀 보내오라고 할까? 아직 시간이 있을 거야.”
희정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이제서야 준비를 하면 하씨 후계자는 우리가 무성의하다고 여기지 않을까?”
설재석도 눈살을 찌푸렸다. 이 일은 그럴 가능성이 컸다.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정말 어쩔 줄 몰라 했다. 일종의 진퇴양난의 느낌이었다.
설은아가 일어서며 말했다.
“엄마 아빠, 여기에 계세요. 제가 나가서 선물을 준비해 올게요. 절대 가벼워서는 안돼요. 이렇게 하면 문제가 없을 거에요.”
설재석과 희정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지금은 이를 악물고 거금을 들여 후한 선물을 장만할 수밖에 없었다.
하현은 이 모습을 보고 설은아를 잡아 당기며 말했다.
“여보. 그럴 필요 없어. 하씨 후계자가 무슨 좋은 것들을 못 봤겠어? 무슨 좋은 선물이 없겠어? 그런 선물에 너무 마음 쓰지 않아도 돼.”
“그가 마음에 들어 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예의를 갖춰야지.”
설은아가 말했다.
하현이 웃으며 말했다.
“아마 하씨 후계자는 절제하는 걸 좋아할 거야. 우리도 그 사람처럼 절제하면 오히려 우리를 좋아하지 않겠어?”
“그리고 잊지마. 우리는 초대장이 없어. 지금 나갔다가 어떻게 들어오려고?”
설은아는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 하현의 말을 그녀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근데 지금 나가서 선물을 준비하면 정말 늦겠지?
만에 하나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지 못하면 그게 더 귀찮아지겠지?
“봤어요? 누가 이 환영 만찬에 오는데 빈 손으로 왔대요.”
“도대체 이 사람들 뭐 하는 사람들이야? 예의가 조금도 없네!”
“하씨 후계자가 어떤 인물인데? 듣기로는 우리 한국 최상급 사람들과 다 관계가 있다고 하던데! 이런 인물을 만나면서 아무런 준비도 안 하다니!”
“이 사람들 낯설어 보이는데 아마 우리 남원 사람들 같아 보이지는 않죠?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아마 초대장을 사서 몰래 들어온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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