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1장
두 사람 사이에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비행기는 어느새 금정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하현과 간민효는 함께 VIP 통로를 걸었다.
얼핏 보면 두 사람이 한 쌍의 연인처럼 보였다.
이에 간민효의 뒤를 따르던 양복 차림의 남자는 못마땅한지 언짢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두 사람은 공항의 VIP 출구에 다다랐고 간민효는 하현을 향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현,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지만 가는 길까지 내가 데려다줄게.”
하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야. 비행기 탔을 때 이미 아내한테 내 일정을 보냈어.”
“아마 마중 나올 거야.”
“아내?”
‘아내’ 라는 말을 들은 간민효는 어리둥절해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하현의 네 번째 손가락을 쳐다보았다.
반지가 없었다.
간민효의 눈빛을 알아차린 하현이 입을 열었다.
“아, 이제 전처라고 봐야지.”
하현의 말을 듣고 간민효는 그제야 소리 없이 웃었고 한층 더 하현에게 관심이 생기는 것 같았다.
“하현, 당신에게 아내가 있든 없든 간에 내가 말했듯이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해. 금정에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도와줄게.”
“자, 우리 작별의 포옹이라도 해!”
이 말을 들은 몇 명의 사내들이 모두 순식간에 고개를 빳빳이 들고 하나같이 험악한 얼굴로 하현을 노려보았다.
“자, 다음에 또 봐!”
하현도 험악한 표정의 남자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 앞으로 나가 간민효와 포옹을 나누고 그녀의 귀에 대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참, 마침 내가 무학에 어느 정도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당신 몸에 뭔가 병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 아마 십중팔구는 입신에 이르는 독술과 관련이 있을 거야.”
“그래서 말인데 내가 필요할 땐 언제든 연락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도와줄게.”
말을 하면서 하현은 쪽지 한 장을 여자의 가슴에 쑤셔 넣었다.
이 행동은 예의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행동을 함으로써 하현은 침착하게 기운의 광선을 통과해서 여자의 심맥을 보호했다.
“내 병을 눈치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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