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44장
원천신은 의미심장한 눈초리로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은행 카드가 테이블 위에 놓이자 옆에 있던 여자들은 비아냥거리는 미소를 입가에 떠올렸다.
그때 하현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오늘 식사 초대는 핑계였던 것이다.
사람들 앞에서 있는 대로 하현에게 망신을 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하현이 원가령에게 남녀의 마음을 조금도 품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쌍방이 친구가 된 것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일 뿐이었다.
오늘 여기에 그가 온 것은 며칠 동안 원가령이 너무 고생했기 때문에 이 기회에 원천신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서였다.
심지어 그는 우윤식에게 천일 그룹이 원천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도록 당부할 참이었다.
그러나 원천신은 하현이 품은 선의를 와장창 깨부수는 태도를 보였다.
게다가 경멸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아 하현의 마음을 언짢게 만들었다.
사실 원천신이 이런 말을 하건 어쨌건 하현은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와 원가령은 아무 사이도 아니었기 때문에 자초지종을 설명하면 끝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거지를 내쫓듯이 막무가내로 대하는 원천신의 태도가 하현을 적잖이 불쾌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가 바로 돌아서서 그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원가령이 오히려 화를 내고 나섰다!
그녀는 벌떡 일어서서 다정하게 하현의 팔짱을 끼며 소리를 질렀다.
“엄마! 너무한 거 아니야!”
“엄마가 하현한테 식사 대접한다고 해서 데려온 거잖아!”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대할 수 있어?”
“게다가 엄마 목숨을 구해 준 사람이야! 기억 안 나? 며칠 전에 하현이 엄마 목숨을 구해 줬잖아!”
“나와 이 사람이 맞지 않다고 하더라도 엄마한테는 생명의 은인이잖아! 은혜를 알았으면 보답하는 도리를 보여야 하잖아! 그것도 몰라?”
“그리고 하현이 아무리 형편없다고 해도 엄마가 소개한 양호남보다는 훨씬 낫잖아?”
“적어도 하현은 양호남 같은 쓰레기는 아니야! 함부로 다른 여자랑 엮이는 파렴치한이 아니라고!”
“난 이런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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