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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8장

일련의 일들을 처리한 하현은 자신의 거처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이튿날 아침, 양유훤이 와서 하현과 함께 아침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한 경비원이 한달음에 달려왔다. “하현, 입구에 한 남자가 왔는데 양손에 깁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여수혁이라고 했고 두 분께 사죄하러 왔다고 합니다.” 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사죄를 하러 왔다? 재미있군.” 양유훤은 어리둥절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룻밤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여수혁이 하현에게 사죄를 하러 온 것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똑똑한 여자였다. 속으로는 여러 생각이 오갔지만 내색하지 않고 옅은 미소만 지을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 가서 얼굴이나 보자구!” 하현은 두유 한 잔을 들고 마시면서 대문 쪽으로 걸어갔다. 마당에는 화려한 옷차림을 한 남자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는 양손에 깁스를 한 채 등 뒤에 싸리나무 가지를 메고 무릎을 꼿꼿이 꿇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어젯밤 미성 주점에서 보였던 의기양양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눈앞에 있는 여수혁에겐 부잣집 도련님의 풍모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눈두덩이 푸르덩덩하게 부풀어 있는 초췌한 모습인 것으로 보아 그는 밤새 한숨도 못 잔 것임이 분명했다. 하현이 걸어 나오는 모습과 동시에 그의 곁에 양유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여수혁의 눈가에는 경련이 파르르 일었다. 그는 하현이 어젯밤 미성 주점으로 사람을 보내 왜 자신을 유인했는지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젯밤 밤새 죄를 인정하고 아침 일찍 하현에게 달려온 것이었다. 너무 일찍 오면 하현이 아침 휴식을 하는 데 방해할 수도 있고 또 너무 늦으면 자신의 사죄가 아침 10시를 넘기게 되어 버릴까 봐 적당히 시간을 봐서 온 것이었다. 하현은 잠시 여수혁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두유를 한 모금 마시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수혁, 이 아침에 무슨 할 말이 있어서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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