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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장

하현은 무의식적으로 안수정을 힐끗 쳐다보았다. 안수정이 멍청하지 않다면 자연히 이 눈 앞에 있는 손서연 역시 하현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 보더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오늘 저에게 이렇게 비싼 선물을 해주셨는데 오늘 저녁은 아무거나 먹을게요.” 이 말을 듣자, 서연은 의아해 하며 안수정을 한 번 힐끗 쳐다보더니 좀 놀란 눈빛이었다. 하현이 이렇게 비싼 선물을 설은아에게 주었다면 그녀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근데 딱 봐도 시크한 이 언니는 또 뭐지? 바로 이 때 서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의 교수님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전화를 받자 맞은편에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서연아, 너랑 네 선배는 왜 아직도 안 오니? 둘이 몰래 데이트 하는 건 아니지?” 서연과 강천 두 사람의 지도 교수 역시 의학 강좌에 참석했다. 하지만 분명 지금 그 두 학생을 찾지 못하자 전화를 걸어 농담을 던진 것이다. 서연은 겉모습과 속내가 잘 어울리는 강천의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교수님. 농담하지 마세요. 방금 우연히 친구 두 명을 만났을 뿐이에요. 저랑 강천 선배는 곧 도착할거에요. 맞다. 제 두 친구도 같이 데리고 가도 될까요? “괜찮아. 이 의학강좌는 친구들이 모이는 것뿐이라, 네 친구들을 데리고 오고 싶으면 나는 아주 환영이야. 얼른 와라.” 맞은편에서 교수님은 신이 난 목소리였다. 분명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서연은 기분 좋게 전화를 끊고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안수정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받고 나서 그녀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현씨 죄송해요. 우리 할아버지께서 조금 급한 일이 생기셔서 지금 바로 제주로 돌아가야 되요. 식사는 다음에 하죠.” “배웅해 드릴까요?” 하현은 조금 미안했다. “아뇨. 할아버지가 벌써 백화점 입구에 도착하셨대요. 저 혼자 가면 돼요. 마침 손서연씨 의학강좌가 있다고 하니 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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