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92장
”문주 어르신. 저...”
“거절하겠습니다.”
하현은 잠시 침묵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가 그 자리에 앉으려고 했다면 몇 년 전에 앉았을 겁니다. 뭐 하러 지금까지 기다렸겠습니까?”
“게다가 제 성격 잘 아시잖아요! 저는 공명과 관록 따위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
하현이 단호히 거절을 하자 용인서는 놀라지도 않고 그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총교관이 거절하니 나도 본부와 용전국에 그대로 전할 수밖에 없지.”
“그렇지만 그들이 아주 실망할 거네.”
하현은 가타부타 아무 설명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화제를 바꾸지도 않았다.
용인서는 소리 없이 탄식하다가 화제를 바꾸었다.
“이번 일은 어떻게 풀 생각이야?”
“인도인 몇 명과 섬나라 사람 몇 명한테 우리 대하가 몰리고 있다니 이건 전혀 우리 대하답지 않아.”
“강호의 일은 강호의 일입니다.”
하현이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인도인과 섬나라 사람들이 천신만고의 노력을 쏟아부어 각 무맹들을 앞세운 목적이 바로 이것이겠지요.”
“그들이 자신만만하게 몰아붙인다면 강호의 일은 강호의 일로 날 처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겁니다.”
“그렇다면 나도 저들의 놀음에 놀아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용인서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저들의 놀음에 놀아준다? 하하. 그래야 용문 후계자로서 당당히 명분이 서지.”
“명분이 서지 않으면 사람들이 따르지 않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일도 안 돼.”
말을 마치며 용인서는 뒤춤에서 옥패를 꺼내 하현에게 건넸다.
옥패 위에는 ‘소문주'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하현, 설마 이것까지 거절하진 않겠지?”
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용인서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방금 9대 병부의 총교관이란 직함은 일부러 꺼내신 거죠? 제가 거절할까 봐서요?!”
“걱정하지 마세요. 전 이미 문주님과 한배를 탔습니다. 문주님 덕분에 집법당 당주가 되었으니 어찌 되었든 빚은 갚아야죠.”
“소문주 영패, 제가 받겠습니다.”
“거참 시원시원하군!”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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