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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4장

이미 나흘이 지났다. 장소는 변함이 없었고 경기 규칙도 변하지 않았으며 사회자도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유일하게 바뀐 점은 양측의 사기가 하늘과 땅 차이가 된 것이다. 몇 명 되지 않았던 인도 측 쉼터 뒤편에는 어느새 수천 명이 더 들어서 있었다. 모두 인도 쪽에서 응원하러 달려온 사람들이었다. 인도인이 나흘 동안 연승을 거둔 덕분에 인도인들의 패기는 하늘을 찔렀고 모두 대하를 발밑에 짓밟아 버리겠다고 아우성이었다. 대하 쪽에서는 용문 일부 고위층, 무성의 일부 거물들이 와 있었고 그보다 훨씬 많은 기자와 군중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손엄명, 조가흔, 구양연, 천정국, 영지루, 만진해, 만천우와 만천구 등도 와 있었다. 하현의 눈길을 가장 강하게 모은 사람은 장내에 앉아 있는 세 남자였다. 서북 조 씨 가문 조한철. 용 씨 가문 용천두. 김 씨 가문 김준걸. 이 세 사람은 무성, 더 나아가서는 서남 지역에서 가장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고 불렸다. 세 사람이 함께 나타나는 장면은 보기 드물어서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이는 용천두의 표정과는 달리 김준걸의 눈빛은 차갑기만 했다. 서북 조 씨 가문 조한철은 더욱 오만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하현이 쉼터로 들어오는 것을 본 조한철은 바로 달려와 직접 하현과 악수를 나누며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었다. “하현, 용문의 영광, 대하의 영광은 당신한테 달렸어.” “나라를 빛내주길 바라.” “당신도 널리 이름을 알리고 말이야!” 여기까지 말한 조한철은 천천히 하현에게 다가와 단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매섭게 내뱉었다. “어젯밤 내 사촌 누나 조가흔의 얼굴을 때렸다고? 우리 조 씨 가문이 화가 단단히 났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꼭 이겨. 이겨야 해.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절대 국술당으로 올 수 없어. 명심해.” 하현은 웃음 속에 칼을 품고 있는 조한철을 담담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조한철, 당신이 날 죽이고 싶어 하는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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