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장
“저를 만나고 싶으신 거예요? 아니면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으신 거예요?”
안수정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안씨 대가님과 상의할 일이 좀 있는데, 간 김에 두 분을 만나 뵈려고요.”
하현이 말했다.
“당신은 여기가 무슨 포장마차처럼 아무 때나 아무나 올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안수정은 조금 화가 났다. 이놈은 할아버지를 만나러 오는 것이지 특별히 자기를 만나러 오는 게 아니었다.
“힘드시면 됐어요.”
전화 맞은편에서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설씨 집안의 일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기에 안흥섭이 그를 거절한 이상 그도 뻔뻔하게 얼굴을 내밀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이 말을 듣자, 방금 전까지 시크했던 안수정은 섭섭한 표정으로 안흥섭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서둘러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나가셨다가 마침 돌아오셨어요. 언제 오실 거예요?”
이 말을 들은 하현은 어리둥절했다.
지금 보니 이 안수정 아가씨는 6월의 하늘 같은 아이의 얼굴처럼 표정을 바꾸는 속도가 사람을 놀라게 했다.
하현은 쓴웃음을 지었고, 안흥섭 역시 말문이 막힌 얼굴이었다.
모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좋아요. 그럼 제가 지금 갈게요.”
하현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여기서 안수정은 평정을 되찾는 게 쉽지 않았다. 웃는 듯 마는 듯한 안흥섭의 표정을 보자 그녀는 조금 멋쩍게 말했다.
“할아버지. 방금 제가 조금 흥분해서 우리 안씨 집안의 체면을 구겼네요.”
안흥섭은 웃으며 말했다.
“사람이 흥분할 때가 있지. 하지만 다음엔 더 조심하면 좋겠다.”
안흥섭 같은 사람은 남녀 사이에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쯤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 안수정에게 반항심이 생기기 시작하면 큰일이다.
더군다나 만약 안수정이 정말 하현을 취하게 된다면 안씨 집안에게 역시 좋은 일이다.
하현을 대응하는 수단으로 안흥섭은 많은 일을 했다.
그가 정식적으로 안씨 집안의 데릴사위가 되기 전까지 안흥섭도 크게 걱정하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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