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66장
”별거 아닙니다.”
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공짜로 당신을 구해 준 건 아니니까요. 십억은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김일영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벌떡 일어나 주머니에게 수표책을 꺼내 수표에 사인을 하고는 하현에게 건넸다.
수표를 건넨 김일영은 동시에 명함도 꺼냈다.
이로써 그는 하현을 높이 인정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하현은 거절하지 않고 수표를 받았고 몸을 돌려 그곳을 떠나려고 했다.
“선생님!”
“당신은 정말 무학의 대가입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저마다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며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졌다.
하현이 돈을 받은 것이 대가의 풍모답지 않아 보이긴 했지만 어쨌거나 사람을 구했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이희광과 조남헌도 깜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 상황을 지켜보았다.
하현의 실력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그들의 마음속엔 오늘 하현이 남궁나연 일행을 가볍게 제압할 것이라는 믿음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제 사람들은 누가 고수인지 제대로 알았을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김일영이 왜 갑자기 발작을 일으킨 거예요?”
하현이 멀어지자 남궁나연이 입을 열었다.
“내가 이미 반은 변곡점을 돌파해 놓았어. 그래서 하현이 쉽게 발작을 제압한 거야!”
“왜 갑자기 발작한 거냐고? 그게 내 잘못이야? 난 잘못한 거 없어!”
남궁나연은 지난 모든 과정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잘못한 일은 없는 것 같았다.
남궁나연의 일행들도 모두 의아했다.
남궁나연은 말로만 허풍을 떠는 게 아니라 진정한 재능과 실력을 겸비한 무학의 고수였다.
어떻게 그녀가 해결하지 못한 일을 하현이 이렇게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단 말인가?
하현은 발걸음을 옮기다 잠시 멈춰 서며 말했다.
“당신의 방법은 잘못된 게 없어. 하지만 한 가지 놓친 게 있지.”
“김일영은 오랜 세월을 기력이 쇠약해진 채 지내왔어. 힘줄과 사지육신이 허약한 상태에서 갑자기 강한 기운이 몸을 훑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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