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20장
그녀는 비록 지성과 미모를 겸비하고 신분도 높았지만 자신이 기껏해야 방 감독관의 노리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방 감독관보다는 오히려 만천우 일행을 더 미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
자신이 오늘 이런 수모와 치욕을 당한 것은 모두 이 허여멀건한 하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 남자가 없었다면 그녀는 자신을 아끼는 방 감독관에게 발길질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원수! 천하의 못된 놈!
하현은 그녀가 자신에 대해 이런 한을 품은 지 꿈에도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알아차렸다고 해도 전혀 개의치 않았을 것이다.
약한 자를 업신여기고 강한 자에게 아첨하는 이런 여자는 방해물만 될 뿐이다.
방 감독관은 자신의 얼굴을 쓱 문지른 뒤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며 만천구 일행을 바라보았다.
“만 선생, 그리고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 천한 여자가 눈이 멀어 함부로 당신들을 건드렸습니다.”
“대신 사과드립니다.”
말을 하면서 방 감독관은 뜻밖에도 공손하게 허리를 숙였다.
그는 10대 최고 가문인 방 씨 가문 출신으로 거물 중의 거물이라 할 수 있고 인맥도 상당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감독관 자리에 앉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방 씨 가문에서 그를 이 자리에 옹위한 것은 용위의 힘을 빌려 방 씨 가문에 득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방 씨 가문조차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들이 정성껏 준비한 감독관이라는 직책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이런 수모를 당할 줄은!
만 씨 가문만의 능력으론 부족할지 모르나 최근에 무성에 나타난 분이 방 감독관을 해임하는 일은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말 한마디면 할 수 있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자 방 감독관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만 선생, 당신들과 그분은 무슨 일로 여기에 오셨습니까?”
“지나가는 일입니까?”
방 감독관은 분명 방금 전 만천구한테 뺨을 맞은 일을 완전히 잊기로 작정한 것 같았다.
“우리가 마침 여기 무성에 왔는데 버젓이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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