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32장
이가음이 이렇게 떠나는 것을 보고 하현은 마뜩잖은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설유아도 싫은 티를 내며 말했다.
“이가음도! 너도 참! 우리 형부 그런 사람 아니라니까!”
“형부를 저렇게 못 믿다니!”
하지만 이가음을 나무라던 설유아는 잠시 머뭇거리다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형부, 방금 한 말 사실이에요?”
“가음이한테 정말 그런 기운이 있어요?”
하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슬슬 그 불길한 기운이 재앙이 되어 올라올 거야.”
“참. 처제도 가까이 있으면 불길한 기운이 전염될 수 있어. 유비무환이라잖아?”
하현은 말을 마치며 티슈를 한 장 꺼내 자신의 피를 몇 방울 떨어뜨린 뒤 설유아에게 건네주었다.
“아!”
설유아는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은 안심이 되는 듯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참.”
뭔가가 떠오른 듯 설유아가 고개를 들었다.
“형부, 방금 가음이랑 다른 대학 동기들이랑 롤플레이 놀이 하러 가기로 약속했어요.”
“같이 가실래요?”
“롤플레이?”
이 말을 듣고 하현은 잠시 멍해졌다.
“그건 뭐 하는 거야?”
설유아가 세심하게 설명해 주었다.
“사실 연극 같은 거 하면서 노는 거예요.”
“롤플레이에 참여하는 사람마다 대본이 있어요. 다른 역할을 연기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요.”
“오늘은 일제강점기 시절 첩보 시나리오예요.”
하현은 무슨 얘기인지 대충 알아들을 것 같았다.
롤플레이란 대형 역할 놀이였고 어른들의 소꿉놀이 정도되는 듯했다.
그러자 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처제, 형부가 그렇게 느긋한 팔자가 되지 못해.”
“요즘 너무 바빠서 나 좀 쉬려고.”
“놀고 싶으면 처제나 잘 놀고 와. 너무 늦지 말고.”
“한여침한테 사람을 보내 나중에 데리러 오라고 할 테니까 꼭 기억하고.”
“아, 알겠어요.”
설유아는 약간은 서운한 듯 입을 삐죽거렸다.
그녀는 원래 하현도 같이 이 놀이를 했으면 했었다.
그렇게 되면 부부나 연인, 친구 역할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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