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장
하현의 말을 들은 인도인들은 모두 숨을 헐떡였다.
그들은 뭔가 불안하고 찜찜한 점이 없지 않았지만 하현이 이렇게 증거를 데려올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날 현장에 있던 몇몇 인도인들은 하현이 데리고 온 남자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날 본 범인과 거의 흡사하게 생긴 것을 보고 그 자리에 있던 인도인들의 얼굴이 급변했다.
모두가 적개심을 느끼며 남자를 노려보았다.
김규민은 눈꺼풀을 펄쩍이며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걸어 나갔다.
“하현! 아무 근거도 없이 없는 사실을 날조하지 마!”
“우리 김 씨 가문이 어떤 집안이야?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단 말이야?”
“당신 함부로 우리 가문을 모욕하지 마!”
“어디서 거지 한 명 데려와서 이렇게 증거라고 들이밀면 누가 속을 줄 알았어?”
“똑똑히 들어. 음식은 함부로 먹어도 되지만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돼!”
“그렇게 막말을 하다간 죗값을 톡톡히 치르게 될 거야!”
김규민은 펄쩍펄쩍 뛰며 하현의 말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녀는 브라흐마 아부 일행의 주의를 딴 데로 돌려서 하현의 증언이 사실로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집중했다.
브라흐마 아부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뜬 후 하현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하 씨! 이 사람이 당신의 모습을 하고 내 제자를 죽였다고 했는데 좀 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해야 할 거야!”
“확실한 증거도 없이 우리더러 어떻게 믿으란 말이야?”
“우리 선봉사와 인도상회는 똑똑한 사람들이야. 함부로 속일 생각하지 마!”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싶다면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해. 그렇지 않으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그가 말을 하는 사이 수십 명의 인도인들이 하현을 에워쌌다.
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브라흐마 아부, 내가 오늘 밤 진범을 데리고 온 것은 당신들 인도인이 두려워서가 아니야.”
“누명을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야.”
“난 브라흐마 아샴을 죽일 하등의 이유가 없어!”
하현은 손에 든 장검을 가지고 바닥에 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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