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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0장

만천우는 자신이 아는 한 하현은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좌시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현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현장의 증거로는 날 풀어주기 어렵지.” “하지만 그 영상은 처음 입수한 것부터가 뭔가 허점투성이야.” 만천우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영상이요?” 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무성에는 변신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잖아?” 만천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자신도 모르게 말을 내뱉었다. “인도의 요승?” “무성은 역사적으로 인도와 막역한 사이였지. 인도의 요승은 여러 차례 무성에 와서 이른바 인도 불교의 불법을 전수했지.” “인도의 요가술은 사람의 모습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어.” “아! 맞아요! 바로 그거예요! 바로 처리할게요!” 말을 하면서 만천우는 벌떡 일어나 나가려고 했다. “펑!” 바로 그때 취조실 문이 갑자기 누군가의 발길질에 벌컥 열렸다. 순간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 예닐곱 명이 양복 차림의 말끔한 남자와 함께 몰려들었다. 남자는 많아 봐야 30대 초반으로 보였는데 몸에는 상류층의 아우라가 흘러넘쳤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목영신 일행이 서 있었다. 하현은 그들을 대충 훑어보았다. 남자의 얼굴이 만천우의 용모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차분하고 냉랭한 기운이 흐르는 기질은 만천우의 그것과는 달랐다. 남자가 취조실 안으로 들어서자 한기가 가득 느껴졌다. 그의 뒤를 따르는 몇몇 경찰서 수사관들은 모두 입을 다물고 온몸이 경직되어 있었다. 만천우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동시에 그는 하현을 한 번 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현, 이 분은 저의 큰형님입니다. 무성 관청 이인자 만천구!”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흥미로운 눈빛으로 만천구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만천구는 하현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만천우를 쳐다보며 말했다. “네가 제멋대로 날뛰며 법을 어기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오지 않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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