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0장
”링에 올라올 줄 알았는데. 안 올라올 줄은 몰랐네.”
“뭐? 당신 눈에는 내가 감히 못 올라갈 사람으로 보여?”
하현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종인검은 하현의 말을 듣고 차갑게 내뱉었다.
“나도 당신에 관해선 좀 들었어. 듣자 하니 당신은 항성과 도성에서 남양의 전신 양제명을 등에 업고 우리 용오행 당주를 해친 후에 스스로 당당히 나서 당주를 폐위시켰다고 하던데.”
“이번엔 무성에 와서 한여침과 당신 주위의 여자들을 등에 업고 위세를 떨치고 있군!”
“대단해! 정말 대단해! 인정!”
“꾀가 많고 재주도 좋아. 그리고 뻔뻔하기까지 해!”
“이제는 날 감당하지 못할 것 같으니까 핑계를 대고 꽁무니를 빼려고 해!”
“안타깝게도 말이야. 당신은 절대 미움을 사서는 안되는 사람한테 미움을 샀지 뭐야!”
“용천오가 특별히 나에게 분부를 내렸지. 그래서 내가 당신을 친히 저세상으로 데려다주려고!”
종인검은 차갑고 매서운 눈빛으로 비아냥거렸다.
“당신 체면을 봐서 지금이라도 무릎을 꿇고 용문 집법당 영패를 내놓으면 살려주겠어!”
“30초 정도 생각할 시간을 줄 테니 날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
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나야말로 당신이 그나마 인물인 것을 봐서 지금이라도 당신이 무릎을 꿇는다면 건드리지는 않을게.”
“무릎을 꿇으라고? 내가?”
종인검의 눈에 뾰족하게 날이 섰다.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무릎을 꿇으라 마라야?!”
“사람이 봐준다고 할 때 덥석 물 것이지 기어코 벌을 받겠다니 원! 진정한 고수 앞에서 그런 씨알도 안 먹힐 수법을 쓰다니! 정말 가소로워서!”
말을 마치며 종인검은 손에 든 장검을 번쩍 들어 올렸다.
칼날 위에 살벌한 기운이 하현을 향해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곧이어 칼날은 잡아먹을 기세로 하현의 목을 향해 빠르게 떨어졌다.
“퍽!”
하현은 표정 하나 흔들리지 않고 한 걸음 내디뎌 종인검 앞에 바짝 몸을 가까이 다가섰다.
그리고 손을 들어 힘껏 손바닥을 휘둘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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