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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장

“사실 별 거 아니야, 그냥 좋은 일이 하나 있는데 자네가 성사시킬 수 있으면 좋겠네.” 흥섭은 미소를 머금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친절한 노인 같았다. 하지만 하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흥섭은 선인과 같은 품격을 지녔지만, 이런 늙은 여우는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하현도 순간 흥섭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잠시 생각한 후, 하현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원래 어르신의 모든 부탁에 곧바로 응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평소에 신중하게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미리 말씀드리자면, 제가 사람 구실을 하는 원칙에만 어긋나지 않으면 뭐든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흥섭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 “한 성격 하는 군, 아주 좋아. 젊은이가 한 성격 한다는 건 능력이 있다는 뜻이고, 오히려 평범한 사람이 하자는 대로 다 하지. 이런 사람은 자존심도 없는데 언제 일어서겠나?” “자네가 이렇게 단도직입으로 말하니 나도 돌려서 말하지 않겠네. 우리 안씨 집안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강남 안씨 집안은 골동품 사업을 주로 운영하고 있고 인맥도 넓죠. 평상시에는 내색하지 않지만, 자산이 막대하고 발도 넓어 강남에서 안씨 집안을 짓누를 수 있는 집안 두세 군데가 안 넘죠. 게다가 안씨 집안은 어르신의 손으로 2류 집안에서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매우 존경스럽습니다.” 하현이 덤덤하게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강남의 명문 집안들을 환히 꿰뚫고 있었는데 어찌 모르겠나? 강남 하씨 집안은 강남 최고의 가문으로 알려져 있었고, 가문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자들에게는 평소에도 주의를 기울였었다. “하하하, 자네의 이런 식견에도 머저리 데릴사위라고 욕하는 사람이 지금 아직 있다면, 내가 제일 먼저 그의 뺨을 때릴 거야.” “그런데 말이야, 자네가 왜 이런 조그마한 설씨 집안에서 지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네는 똑똑한 사람이니 알 거야. 설씨 집안 같이 얕은 물은 자네 같은 숨겨진 잠룡을 붙잡아 둘 수 없어. 그리고 용이 하늘을 나는데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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