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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장

하현은 쓸데없는 소리 없이 몸을 반나절 뒤적여 만 원 한 장을 겨우 꺼냈다. 그리고 그는 아쉬운 듯이 경매사에게 돈을 건넸다. 어쩔 수 없다. 하현에게 현금이라고는 만 원밖에 없었다. “푸흡!” “하하하, 너무 웃겨, 현금 만 원으로 <부춘산거도>를 구매하는 사람이 있어?” “만 원을 참 꼭꼭 숨긴 거 보면 잃어버릴까 봐 무서웠던 거 아니겠지?” “어쩐지 잃어버릴까 봐 걱정하더니, 만 원밖에 없는가 보죠?” “하현, 이 그림을 잘 보관해야 해. 시간 나면 그림 감상하러 찾아갈게, 만 원이나 하는 세기의 그림이잖아! 하하하…” 진우와 시훈은 입을 못 다물 정도로 웃음을 터뜨렸다. 하현은 너무 웃기다. 혹시 그는 연극배우인가? 하현은 원래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싶었으나, 은아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걸 보자 그는 한숨을 내쉬며 덤덤하게 말했다. “요즘 시대는 역사를 조금 아는 것만으로도 골동품 감정을 할 수가 있나?” “쏴아…” 눈 깜짝할 사이에, 적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한번 하현에게 떨어졌다. 이 녀석은 무슨 문제가 있는 거 아니지? 설마 지금 이 <부춘산거도>가 진품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겠지? 돈에 환장했나? 옆에 있던 시훈의 얼굴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하현의 얼굴을 때릴 기회도 찾지 못했는데, 이 녀석은 아까 한번 맞은 걸로도 모자라 지금 맞고 싶어 안달 나다니, 죽으려고 작정했나? 정말 끝을 보고 싶나? “은아야, 말 좀 안 하게 막으면 안 돼? 너무 쪽팔리잖아!” 세리는 난처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하현 때문에 많은 사람이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은아는 조금 곤란해하며 말했다. “입을 열었으니, 하현도 자기만의 이유가 있겠지?” 이 순간, 은아는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몰랐다. 설마 하현에 대한 시선이 조금 좋아져서 그런 건가? 하현은 세리를 신경 쓰지 않았으며, 온화한 얼굴로 은아를 보더니 이내 웃으며 말을 이었다. “<부춘산거도>의 역사를 말하자면, 두 번째도 있어. 그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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