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장
하현은 정말 꼼짝도 하지 못했다. 슬기는 인간관계에서 늘 우위를 점했지만, 문제는 하현이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이 아가씨는 연애를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지금 이러고 있는데, 잠시 후 그녀가 반응을 해서 칼을 들고 자신을 벤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쑥쓰러움에 가득 찬 슬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 대표님… 당신, 계속 안고 있을 거예요?"
"아!" 하현이 황급하게 손을 놓았는데, 그도 방금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슬기를 껴안고 있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하현은 민망한 얼굴로 손을 뗄 수밖에 없었고, 슬기는 빠르게 일어섰는데 그 후에도 여전히 부끄러워했다.
이 장면이 너무 어색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슬기는 아까보다 더 수줍어하며 말했다. "사모님과 결혼한 지 3년이 되었다고 들었어요."
하현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가 입을 열었다. "됐어요, 이 얘기는 그만해요. 오늘 저녁 슬기 씨에게서 손님방을 빌려 쓰겠습니다. 내일 회사에서 침실을 꾸미는 데 좀 도와주세요. 샤워하고 잘 수만 있으면 돼요."
"네, 그럼 제가 준비해 둘게요." 슬기는 부끄러워 죽겠으나, 그래도 하현을 위해 손님방을 치우러 갔다.
바쁘게 움직여 작은 얼굴에 땀이 맺힌 슬기를 보며, 하현은 약간 어이가 없었다.
인정할 수밖에 없이, 자신의 여비서는 정말 예쁘고 몸매도 유려해, 그녀의 긴 다리는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 젊은 아가씨는 이렇게나 경계심이 없다니. 하현이 그녀에게 딴 마음을 품고 있을까 봐 걱정되지도 않았나?
하현은 소리 없이 웃었고, 자신을 향한 슬기의 믿음이 아주 고마웠다.
오늘 하루 종일 바빴고, 하현도 피곤했었기에, 슬기가 침대를 다 정리한 후에 그는 가서 대충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바로 잠에 들었다.
......
이튿날 아침 일찍, 하현은 향기롭고 달콤한 냄새를 맡고는 깨어나, 세수를 마치고 다이닝 룸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바로 이때, 슬기가 포니테일에 귀여운 토끼 잠옷 가운을 입고 아침밥을 짓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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