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장
"할아버지,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분석해보면 절 보고 반한 것 같지 않나요?"
민혁이 득의양양한 얼굴로 말을 건넸다. 왜 이유를 들으면 들을수록 설득력 있게 들렸나?
설 씨들도 서로를 쳐다보았다. 일리 있다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슬기가 어떤 사람이던가? 얼마나 많은 집안의 어르신들이 그녀를 한번 만나려 하는지 몰랐다. 그런데 그녀가 오늘 밤 설 씨네에서 한 행동들이 이상했는데, 민혁을 좋아하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됐다.
"할아버지, 오늘 밤 겨울 씨가 제 프러포즈를 거절한 것은 사실 좋은 일이었어요. 생각해보세요, 겨울 씨는 한낱 부장일 뿐이잖아요!" 민혁은 진실을 간파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 비서님, 아니, 우리 슬기는 하엔 그룹 대표의 비서입니다! 밖에서는 그녀가 바로 그 신비로운 대표 본인이라는 말이 떠돌아다녀요. 할아버지, 우리 설씨 집안이 흥하게 생겼어요!"
하엔 그룹 대표?
이 말이 흘러나오자, 그 자리에 있던 설 씨들은 모두 차가운 한숨을 들이마셨다. 이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이전에도 하엔 그룹 대표인 하예리는 여자였다. 이번 신임 대표가 여자인 것도 정상이었다.
설 씨 어르신의 표정도 차분해지자, 그는 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래, 이슬기라는 여자가 대표든 대표의 비서든, 민혁이 너는 노력해서 설씨 집안의 명예를 위해 그 여자를 쟁취해야 해."
"할아버지, 안심하세요. 저는 무른 밥만 먹는 사람들과는 달라요. 서울에서 저만큼 훌륭한 남자는 많지 않아요." 민혁은 자화자찬하며 생각할수록 기뻤다.
"자, 오늘 밤 일은 여기서 마무리하자. 그 누구도 바깥에서 이 일을 떠벌리고 다녀선 안 돼. 우리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다른 집안들이 알게 되어서 먼저 행동을 취하게 된다면, 너희들 전부 용서하지 않을 거다!" 설 씨 어르신은 차갑게 말했다.
설씨 일가는 모두 유유히 승낙했지만, 이때 하현은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
민혁이의 뇌에 정말 물이 들어갔나? 슬기 씨가 자기한테 반했다고? 그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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