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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장

대구, 보타산! 보타산은 대구에서 가장 큰 5A급 관광지다. 평일에는 많은 참배자들이 불상 앞에서 절을 올린다. 그러나 보타산 뒷산은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없는 금지 구역이다. 대외적으로는 일정 신분의 사람들만 입주 가능한 거대한 요양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 소위 이 요양원은 거대한 장원이다. 대구 정가! 대하에서 10대 최고 가문의 9위에 오른 대구 정가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보타산 뒷산 전체가 산을 끼고 물을 따라 지은 건물로 이 건축물들은 이남 뜰 스타일로 가득 차 있는 가히 최고의 저택이라 불릴만했다. 바로 이때 보타산장의 옆 홀에서 들 것 하나가 바닥에 놓여있었는데, 그 위에 손과 발이 모두 끊어진 설민혁이 있었다. 설지연은 창백한 얼굴로 무릎을 꿇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옆 홀 좌우에 의자가 한 줄로 늘어서 있었다. 이때 정천은 자신의 팔을 감싸고 얼굴이 일그러진 채 의자에 앉아 있었고, 눈가에는 끊임없이 경련이 일고 있었다. 평소 사납기 그지없던 정천은 지금 이곳에서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것처럼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한참 뒤에야 옆 홀의 안쪽 입구에서 짤랑짤랑 소리가 났다. 잠시 후 주렴이 활짝 열리는 것이 보였고, 아직 앳된 얼굴이지만 아름다운 여인이 치파오를 입고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키가 모델처럼 컸고, 옅은 화장을 하고 있었음에도 아름다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 여인은 요괴급 여인이라 어떤 남자라도 그녀를 보면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 그러나 정천 이 변태는 지금 이 여자를 정면으로 쳐다볼 엄두도 못 내고, 그녀가 걸어나올 때 재빨리 일어나 아픔을 참으며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었다. “누이를 뵙습니다.” 이 여인의 이름은 정한나이다. 이 사람은 대구 정가의 대를 이끈 사람이다. 비록 세자는 아니지만 지위는 세자와 견줄만했다. 정한나는 아무렇게나 나한 의자에 옆으로 기대어 누웠는데, 이때 누군가 그녀의 하이힐을 벗기고 스카프를 걸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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