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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사람들도 이 사건 뒤에 무언가 숨겨진 사연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는 극심한 통증 속에서도 가까스로 이성을 붙잡고 있었다. 그는 이 모든 게 무슨 신벌이나 보복 같은 게 아니라 단지 자신의 몸에 갑작스레 이상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자 쪽은 달랐다. 고통이 점점 깊어지자 그녀는 그 압도적인 고통 앞에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잠시 후, 그녀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진태웅을 바라보았다. 그 눈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고 목소리는 떨림으로 가득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당신 어머님을 비난해서는 안 됐어요. 목걸이는 제가 당신 어머님 가방에 몰래 넣은 거예요. 그게 어떻게 해서 제 남편 주머니에서 나오게 됐는지는 정말 모르겠어요. 제가 이렇게 무릎 꿇고 사과드릴게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그녀의 고백에 현장은 또 한 번 술렁이기 시작했다. 모두가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였고 시선은 자연스레 다시 진태웅과 은미숙에게로 향했다. 인파 한가운데 숨어 있던 전유식은 자신이 정성 들여 짠 판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것을 직감하고는 굳은 표정으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지금 당장 빠져나가지 않으면 저 멍청한 여자가 전유식까지 끌어들일 수도 있었다. 그때, 진태웅이 다시금 목소리를 높여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당신들에게 이런 일을 하라고 시킨 사람이 누구야? 무슨 목적으로 이런 짓을 꾸민 거야?” 단순히 돈 몇 푼 때문에 이런 유치하고 악의적인 일을 벌였다면 그야말로 하찮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그 목걸이의 실가는 고작 몇천만 원 수준이었고 감정사에게 가져가기만 해도 금방 진위가 드러날 것이었다. 그 질문 앞에서 여자의 심리적 방어선은 완전히 무너졌다. 더는 숨길 기력조차 없어진 그녀는 모든 상황을 자세히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 사람 저희도 몰라요.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저 우리에게 협조만 해 달라고 했어요. 일이 잘되면 천만 원을 주겠다고 했어요. 그 외엔 저희도 진짜 아무것도 몰라요.” 그녀의 표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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